“밖은 춥고 어차피 늑대는 존재해. 그것들로부터 영원히 도망칠 수는 없는 거야.”
_인생의 겨울을 통과하고 있는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
모든 게 정지해 버린 것 같은 눈 덮인 벌판,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작은 집. 그 안에서 튤립과 친구들이 춥고 혹독한 겨울을 견뎌 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크고 까맣고 무서운 늑대 무리가 집 주변을 어슬렁거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들은 두려움에 빠진다. 튤립은 집 안에갇혀 있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벽에 기대어 앉아 그 누구보다 간절히 봄을 기다리고, 크로커스는 집에만 갇혀 있는 시간이 아깝다며 목숨 걸고 자유를 찾아 나선다. 두려움 때문에 친구마저 배신하려 했던 바이올렛은 결국 친구를 위해 두려움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나르시스는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채 계속 집에 머물고 싶어 한다.외부와 단절된 채 추위라는 장벽과 두려움이라는 장애물을 맞닥뜨린 튤립과 친구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본다. 누군가에게는 추위가, 누군가에게는 외로움이, 누군가에게는 늑대가,누군가에게는 배고픔이, 누군가에게는 속박이 두려움일 터. 누군가는 추위와 늑대에 맞서 싸우는 쪽을, 누군가는 저항하고 싸우기보다는 적당히 속임수를 써 가며 몸을 잘 숨기는 쪽을, 또 누군가는 겨울에 적응하며 점점 더 몸을 웅크리는 쪽을 택할지 모른다. 두려움을 대하는 자세도 방법도 저마다 다르지만, 결국 누구에게나 봄은 찾아온다. 《튤립의 겨울》은 세상의 소란스러움에 갇힌 채 인생의 겨울을 통과하고 있는 우리에게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조언하거나, 거창한 철학 지식을 뽐내거나, 용기를 내야 한다고 등 떠밀지 않는다. 그저 가볍게 수다 떨 듯 뭉근한 위로를 건넬 뿐이다. 튤립과 친구들이 서로에게 그러하듯이.
─ 튤립, 내가 뭔가를 깨달았거든? 뭐냐면… 밖은 춥고 어차피 늑대는 존재해. 그것들로부터
영원히 도망칠 수는 없는 거야. 그런데 두려움과 슬픔은 달라. 맞서 싸울 수 있어.
─ 뭘 어떻게 하려고?
─ 그건 나도 몰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