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1장. 배우고 향유하다
1. 현대 한국인을 통합한 문자│한글
2. 현대인의 생활지침서│달력
3. 현대인의 몸에 규율을 새기다│호루라기
4. 시간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인간│생활계획표
5. 현대 세계의 크기│사전
6. 모든 사람의 보물│문화재
7. 현대인의 사회화가 시작된 곳│유치원
8. 제국의 국민과 식민지 원주민을 만든 곳│박물관
9. 현대성現代性의 탄생지│서점
10. 옳고 그름의 준거│교과서
11. 인류 보편의 가치를 가르치다│동화책
12. 인간의 시대를 선언하다│위인전
13. 현대인이 가장 좋아하는 초상화│지폐
14. 상상을 구체화하다│만화책
15. 모두가 글씨 쓸 줄 아는 시대│연필
16. 쓰는 글자에서 치는 글자로│타자기
17. 색감의 표준│크레파스
18. 현대 한국인의 인생을 좌우하는 물건│수능시험지
19. 학교생활을 감시하기│내신성적표
20. 진상과 진실 사이│카메라
21.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다│풍금
22. 음악을 들으며 살다│축음기
23. 대중가요 반주 악기│기타
24. 실상으로 환상을 만들다│영사기
25. 현대 한국의 종교지형│십자가
26. 사생관死生觀을 바꾸다│화장장
2장. 어울리고 소통하다
27. 정보의 시대를 열다│신문
28. 능력 제일주의 사회의 신분증│졸업장
29. 표정 없는 대화를 매개하다│전화기
30. 혈연보다 강한 전연電緣│전화번호부
31. 기다림을 제거하다│휴대전화기
32. 경쟁과 협동의 이율배반│축구공
33. 군중과 개인의 관계를 가르치다│극장
34. 열광의 체험장│경기장
35. 돈이 신분인 시대를 열다│티켓
36. ‘돈신’이 깃든 놀이 도구│화투
37. 현대의 귀족 놀음│골프채
38. 한국적 접대 문화의 탄생지│요정
39. 성을 거래하는 업소│유곽
40. 무시해도 되는 소리│라디오
41. 한 사람의 목소리를 수만 명에게│확성기
42. 사람을 통제하는 기계│신호등
43. 인간과 노는 기계│전자오락기
44. 인간과 거래
■ 작은 물건 하나에 온축된 한국인의 삶과 한국 근현대사
『잡동산이 현대사』는 현대 한국인의 삶과 의식을 형성한 ‘물건’의 역사를 다루지만, 내용과 서술이 미시사적 소재주의로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에 유입된 물건들이 한국인들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여 삶의 양식과 가치관을 만들어냈는지 이해하려고 한다. 서구화, 식민주의, 산업혁명이 추동한 대량생산과 대중소비, 기술혁신이라는 시대 조건에서 우리 삶에 들어온 물건들은 한국인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저자의 말처럼 전등이 없는 시대에서 있는 시대, 냉장고가 없는 시대에서 있는 시대로의 이행은 그 어떠한 역사적 분기점 못지않게 중요하다.
물건이라는 물질적 조건은 현대인의 습관과 정신을 주조했을 뿐 아니라 제도와 관습을 결정하고 정착시켰다. 물건의 근현대사라는 이 책의 주제를 통과하면 현대 한국인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았는지, 사회 제도와 풍습은 어째서 그러한지가 보인다. 『잡동산이 현대사』는 ‘물건’이 언제, 근현대사의 어느 국면에서 들어와 한국인의 생활과 의식에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이 물건들이 한국 역사와 어떻게 조응했는지를 살핀다. 따라서 ‘물건의 근현대사’는 ‘한국 근현대사’를 읽는 저자 고유의 방법이자 관점이다. 저자는 작은 물건 하나에 온축된 한국인의 삶과 한국 근현대사를 꺼내어 펼쳐 보여준다.
■■ 『잡동산이 현대사』 2권―현대 한국인의 교육ㆍ문화ㆍ사회관계ㆍ공간ㆍ환경 분야를 조망하다
2권(사회·문화은 총 4개의 장 85개의 항목으로 구성하여 한국 현대인의 교육ㆍ문화ㆍ사회관계ㆍ공간ㆍ환경 등을 조망한다.
1장 「배우고 향유하다」에서는 교육과 문화를 다룬다. ‘유치원’은 오늘날 사실상 의무교육처럼 되어 현대인의 사회화가 시작된 곳이라 부를 수 있으나, 처음에는 부잣집 자제들의 조기 교육기관으로 출발했다. ‘동화책’은 현대인에게 인류가 함께 지향하는 보편 가치를 만드는 데에 크게 기여한 물건이다. ‘연필’의 등장으로 모두가 글씨 쓸 줄 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