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1장 서긍 길을 떠나다
봄날에 떠난 사행길|신선이 점지해 준 아이|현명하고 청렴한 관직 생활|황제도 반한 글씨와 문장
2장 12세기 초 동아시아의 국제질서
연운 16주를 차지한 거란제국|탕구트족의 나라 서하|새롭게 부상한 북방의 강자 여진|고집 센 천재 개혁가 왕안석|집권당에 따라 달라진 송의 대외 정책|풍류천자의 방만한 재정 운영
3장 송의 사신선 신주와 객주
신주라는 말에 담긴 의미|신주와 객주의 규모와 형태
4장 신주의 고려 항로
신주가 있는 사명으로|바다로 나간 신주와 객주|두려움의 바다 흑수양
5장 고려의 바다에 들어선 송의 사신단
봉화가 시작되는 흑산도|서긍이 만난 첫 고려인|김부식과 만난 서긍|다양하게 생긴 고려의 선박들|군산도에서 마도로|두 번째 상륙지 안흥정|자연도라고 불렸던 영종도|고려 최대의 무역항 벽란도
6장 예성강에서 개경으로
엄숙한 고려 의장대|송의 사신 행렬|산으로 둘러싸인 고려의 도성|서긍의 눈에 비친 개경의 풍경|고구려와 고려를 구분하지 못한 서긍|생각보다 엉성한 고려의 성곽
7장 서긍이 본 고려의 궁궐과 도성
장식이 빼어난 신봉문|궁궐 꾸미기를 좋아하는 고려인들|왕의 생일잔치를 열었던 장경전|학술기구 청연각과 보문각|크고 작은 9개의 전각들|도성 안의 여러 관청들|쌀을 오랫동안 보관하는 창고|빈약한 시장과 허울뿐인 화폐
8장 서긍이 만난 고려 사람들
어진 왕의 기질을 갖춘 고려왕|고려 최고의 훈척 이자겸|문장이 뛰어난 윤관의 아들 윤언식|소동파와 비견할 만한 김부식|수염이 아름다운 김인규|중화의 풍모를 가진 이지미|연회에서 만난 사람들|학구열이 높은 고려인들|송의 태학에 입학한 고려인들
9장 고려인들의 복식과 의장
관등에 따라 장식과 색깔이 다른 관복|갑옷을 입은 말과 여러 종류의 수레|행진할 때 세우는 여러 종류의 기치旗幟|신분에 따라 조금씩 다른 고려인들의 옷차림|고려식 히잡, 몽수를 쓴 고려의 귀부인들|고려 여인들 사이에서 유행한 한쪽 머리 묶기|물
글 읽는 마부, 재혼이 자유로운 과부
《고려도경》은 900년 전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는 것만으로 읽는 맛이 넘친다. 당초 사절단의 목적은 연려제요聯麗制遼(고려와 연대해 요나 금을 제압한다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었지만 이를 위해 고려 내정을 탐색한 서긍의 기록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고려의 속살을 보여주어서다. 개경에 ‘십자가十字街’로 불리는 대로가 있었다든가(137쪽 궁궐의 승평문 안쪽에 왕과 왕족이, 신하들이 격구를 즐기던 너른 구장毬場이 있었다는(151쪽 대목은 당시 고려의 성세를 짐작케 하는 풍광이다. 그런가 하면 고려는 선비를 가장 귀하게 여겨 사신들의 말을 끄는 마부도 글을 읽고 쓸 줄 알았으며(192쪽 이복형제나 사촌 간에도 혼인을 하고 배우자와 사별했을 경우 재혼이 자유로웠고 그 자식들도 본처 자식과 차별하지 않았다는(238쪽 둥 조선 시대와도 사뭇 다른 풍속은 《고려도경》에서만 만날 수 있는 기록이다.
새롭게 다듬고 알차게 보탠 ‘타임머신’
원래 총 40권으로 구성된 《고려도경》은 고려의 역사, 도읍과 궁궐의 구조, 군사들의 종류와 장비는 물론 서민과 여인, 기술자들의 모습, 풍속 등을 29개 항목으로 나눠 촘촘히 기술하면서 그림을 덧붙였다(그러기에 ‘도경圖經’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애석하게도 그림은 전해지지 않는다. 그런데 지은이는 《고려도경》의 역주, 해제 수준을 넘어 완전히 새롭게 썼다. 역사로 시작해서 해로로 끝나는 원저의 구성을, 송나라 출발 장면으로 시작해서 서긍이 휘종에게 《고려도경》을 바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식으로 뒤집었다. 여기에 서긍의 면모, 거란과 여진의 부상 등 당대 동아시아의 긴박한 정세에 대한 설명을 더해 독자들이 시간을 거슬러 고려인들의 진면목을 그려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옛 지도와 사진, 연구 성과 등을 참조해서 화가 김영주 선생의 미려한 그림을 삽화 형태로 곳곳에 넣어 《고려도경》이라는 ‘타임머신’의 효용을 더했다.
역사소설 같은 유려함, 인문서다운 깊이
독자 입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