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그의 섬살이 기록은 조곤조곤 들려주는 시다 4 / 책을 내며―섬의 가치로 섬밥상을 차리다 6
서해
강화·옹진
후포 밴댕이회―부드럽고 달콤한 이 맛에 제철 산지를 찾을 수밖에 ◐○ 20
대청도 홍어―참홍어, 삭히지 않은 싱싱한 맛 ○ 24
백령도 냉면―허기와 고향생각을 달래는 차가운 냉면, 뜨거운 면수 28
백령도 놀래미찜―값은 헐하지만 귀한, 생태관광지에 서식하는 어류 31 / + 점박이물범의 날 34
장봉도 상합탕―‘으뜸 조개’ 백합을 맛보되, 갯벌 파헤치는 일은 삼가주시기를 36
장봉도 소라비빔밥―국내외에서 인정한 건강한 섬, 전복보다 맛있다는 소라 39 / + 연평도 꽃게잡이 42
태안·보령·서천
안면도 대하장―먼 길 떠나는 사람에게 꼭 챙겨 먹일 음식 ◑ 46
우럭젓국―산 자에게도 망자에게도 통하는 신통방통한 깊은 맛 ○ 50
삽시도 바지락칼국수―국물이 시원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푸드 마일리지 제로의 맛 53
벌벌이묵―겨울이 제철인 박대껍질로 만든 묵 56
장항 붕장어구이―정성 가득한 손질에 굽기 딱 좋은 양념을 더한 맛 59
군산
박대구이―군산 사람들은 박대가 아니면 관심이 없다 ● 62
째보선창 반지회비빔밥―성질은 급하지만, 부드럽고 달콤한 살맛 ◐○ 65
+ 고군산군도 시어머니 갯벌 68 / + 서해와 남해의 만남, 양태미역국 ◑ 70
부안·고창
곰소 젓갈백반―갯벌의 어패류와 천일염이 만들어낸 밥도둑 한 상 74
백합죽―이제는 사라진, 그리운 새만금갯벌의 맛 77
만돌마을 뻘밥―김발 포자 붙이기 날 먹은 망둑어전 80 / + 만돌마을 김농사철 84
심원 동죽김치찌개―세계자연유산 갯벌이 내준 동죽의 묵직하고 강한 감칠맛 86 / + 물총칼국수 단상 90
영광
칠산바다 유월병어―부드럽고 고소한 그 맛, 괜히 버터피시가 아니다 ○ 92
물걸이무침―김장보다 더 기다려지는 생새우무침의 맛 ◑ 96
염산포구 중하젓―말린 중하는 조미에 최고, 중하젓은 씹는 맛까지 더해 ◑ 100
이 책은 섬살이와 섬밥살을 기록한 기록 에세이인 동시에, 그곳에 직접 가봤으면 하는 마음으로도 기획했다. 그리하여 책은 서해 북단 강화·옹진부터 남해(제주도 포함, 동해(울릉도 포함를 일주하는 순서로 글들을 배치하였다.
* 꼭지마다 지역/생물/제철/추천 정보 등을 표시하였고, 차례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기호를 사용하여 제철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125가지 바다 맛과 사람 맛의 빛깔, 유혹당할 수밖에 없다
“여행객들이 다시 가고 싶은 섬” “섬 주민들이 살고 싶은 섬”을 위해 “섬을 보는 시선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 김준 박사는 ‘무엇이 섬살이의 속살을 잘 보여줄까?’ 고심했다. 그렇게 찾은 것이 바로 ‘섬밥상’이다. 그 밥상에서 섬살이의 지혜를 알게 된다면 그 섬과 바다가 달리 보일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이어온 30여 년의 섬 기록은 당연히 바다 맛의 빛깔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음식이 있고, 이름만 들어서는 도통 어떤 맛인지 상상이 안 가는 음식도 있다.
무엇보다 제철 음식들이 우리의 입안과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가을이다. 국물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겨울바람을 견디며 자란 시금치와 새조개를 살짝 데쳤을 때 달콤함은 봄을 알리는 바로 그 맛이다.” 같은 표현에서부터, 제철 맞아 우리가 알게 모르게 기다리고 있던 그 맛들이 대한민국 바다 곳곳에서 우리를 찾아온다.
그저 신선한 조개만 있으면 되는 ‘상합(백합탕’이나 ‘가리맛조개탕’, 어장에서 일하다 된장과 열무김치로 쓱싹 만들어 먹던 ‘회진 된장물회’, 이름만 들어도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양미리구이나 박대구이 등은 익숙하지만 참을 수 없는 맛이다.
또한, 보리밥과 투박하니 잘 어울리는 ‘운저리(망둑어회무침’, 김장보다 더 기다려진다는 ‘물걸이(중하무침’, 한여름 더위를 식혀줄 ‘우미(우뭇가사리냉국’ 등은 이름은 낯설지만 충분히 입안에서 그림이 그려지는 음식들이다. “곡식의 알곡이 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