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미 개념 일반이 모든 아름다운 존재와 부합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 이는 단지 ‘아름다운’이라는 속사를 지금 여기에서 지니는 존재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일까, 혹은 세상이 생겨났을 때 아름답다고 불렸던 존재인가, 오천년 전에 삼천리 밖에서 그렇게 불렸던 존재인가, 다가올 미래에 그렇게 불리게 될 존재인가, 우리 어렸을 때, 장년이 되어서, 늙었을 때 그렇게 불렀던 존재인가, 개화된 민족이 감탄하는 존재인가, 야만인을 매혹시키는 존재인가? 이러한 정의에 진실이 있다면 그것은 지역적이고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것일까, 아니면 모든 존재, 모든 시간, 모든 사람, 모든 지역으로 확장될 것인가? 후자의 입장을 취한다면 내 원칙에 훨씬 가까워질 것이고, 이 방법이 아니고서는 아이의 판단과 어른의 판단을 화해시킬 재간이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아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즐겁게 만들려면 대칭과 모방의 자취만 있어도 좋다. 반면 어른을 감동시키려면 규모가 엄청난 성城과 대작이 필요하다. 야만인은 유리로 된 길게 늘어뜨린 장식, 놋쇠 가락지, 철물로 된 팔찌만 봐도 매혹을 느끼지만, 개화된 사람은 가장 완벽한 작품이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최초의 인간은 ‘아름다운’, ‘훌륭한’과 같은 말을 오두막, 누옥, 광에다가 아낌없이 썼지만, 오늘날의 사람들은 이런 말을 인간 능력이 최고도로 발현된 것이 아니면 그런 말을 쓰지 않는다.
‘미’를 관계의 지각에 두어보라. 세상의 처음부터 오늘날까지 미가 진보해 온 역사를 알게 될 것이다. 미 일반과 차이를 보이는 성격으로 여러분 좋을 대로 다른 특징을 선택해보라. 여러분의 개념은 금세 시간과 공간의 한 점에 응축될 것이다.
그러므로 미의 기초는 관계들의 지각이다. 모든 언어는 무한히 많은 다른 이름으로 바로 관계들의 지각을 가리켰던 것이며, 이런 수많은 이름들은 그저 모두 상이한 종류의 미를 가리킬 뿐이다. -<본문> 중에서
지은이의 말
어떤 시인과 화가는 재능을 팔아 평범한 감식안을 가진 사람이나 구스를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