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을 물리치고 세상을 바꾸어 줄 존재를 기다린 민초들의 이야기
탐욕스러운 권력자들, 호랑이 같은 맹수들, 가뭄과 홍수 같은 재해에 시달리며 힘겹게 살아가던 민초들은 악을 물리치고 세상을 바꿔 줄 존재를 언제나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가뭄과 재해를 다스리는 하늘과 바다에 제사를 지내며 굽어살펴 줄 것을 기원했고, 사람을 해치는 맹수나 악한 권력자들을 통쾌하게 물리칠 영웅을 상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민초들의 희망은 이야기의 형태로 자아져,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민담이 됐습니다.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5권 「지하 마왕과 한량」에는 죄 없는 처녀들을 마구잡이로 납치하고 이를 막는 사람들의 목숨까지 빼앗는 지하 마왕이라는 괴물이 등장합니다. 악한 권력자들과 사람을 해치는 맹수를 빗댄 존재이지요. 마왕은 선한 사람들을 괴롭히며 목숨까지 앗아 가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괴물의 엄청난 힘에 제대로 반항조차 하지 못합니다. 이는 탐관오리의 수탈이나 맹수의 공격에 힘없이 당해야 했던 민초들의 모습 그대로일 것입니다.
「지하 마왕과 한량」에는 지하 마왕을 물리치고 사람들을 구할 한량이 등장합니다. 한량은 인간 세상에서는 무예가 뛰어날지 몰라도, 마왕과 같은 괴물 앞에서는 한낱 인간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마왕을 홀로 상대하려고 무모하게 달려드는 대신, 세 자매의 도움을 받아 힘을 모으고 대비합니다. 세 자매는 한량이 마왕과 대적할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지하 마왕의 약점을 알아내 한량에게 정보를 전달합니다. 마침내 한량은 세 자매의 도움을 받아 지하 마왕을 물리칩니다.
이렇듯 괴물과 영웅이 등장하는 민담에서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막강한 힘을 가진 괴물이 죄 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세상에 영웅이 등장해, 비범함 힘을 발휘하며 다른 이들과 협력해 괴물을 무찌른다는 것입니다. 민초들은 현실 세계에도 한량 같은 영웅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한편, 혹여 영웅이 정말로 나타나 지하 마왕 같은 악당을 처단하고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면 반드시 힘을 보태겠다고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