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과 ‘국가’를 위해 ‘가슴’으로 행동했던 지도자
백범을 현실적 관점이나 잣대를 가지고 보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백범은 현실주의자가 아니다. 이상주의자다. 백범만 그런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가들 모두 이상주의자라 할 수 있다. 독립운동을 흔히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비유한다. 현실주의자 입장에서 보면, 계란을 가지고 바위를 부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독립운동보다는 일제에 협력하는 길이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독립운동가들은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것을 가능하다고 믿고 도전한 이상주의자들이었다. 이들의 이상은 실현되었다. 일제가 패망하고, 민족이 독립을 얻게 된 것이다. 백범은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여긴, 계란을 가지고 바위를 부순 지도자였다. 현실주의적인 지도자로서는 감히 해낼 수 없는 일이었고, 머리로 계산하면 어리석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백범은 ‘민족’과 ‘국가’를 삶의 최고 가치로 여긴, ‘가슴’으로 행동한 지도자였다.
“나는 내가 못난 줄 알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못났더라도 국민의 하나, 민족의 하나라는 사실을 믿음으로, 내 가 할 수 있는 일을 쉬지 않고 해 온 것이다. 이것이 내 생애요, 내 생애의 기록이 이 책이다.”
이는 백범 김구가 1947년에 그의 자서전 『백범일지』를 출간하면서 한 말이다. 백범은 ‘자신은 나라의 한 국민이고, 민족 구성원의 하나’라는 점을 믿고 있었다. 그리고 국민의 한 사람이자 민족 구성원의 하나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쉬지 않고 해 왔다고 하였다. 백범이 살았던 삶의 행적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때,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핵심어가 있다. 바로 ‘민족’과 ‘국가’이다. 백범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가 ‘민족’과 ‘국가’를 일평생 가슴에 안고 있었던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백범은 자기 자신과 가족보다도 ‘민족’과 ‘국가’를 우선시하였다. 그리고 자신을 희생하면서, 또 가족의 삶을 돌보기보다는 ‘민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