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도 온도가 있다면? ‘싫어’는 ‘좋아’보다 뜨겁다!
싫어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용기
먼저 표지를 보자. 빨간 옷을 입은 파란 눈 아이가 책상에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내 아이의 처진 입꼬리에서 무언가 불만스러운 구석이 있음을 예감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란 책 제목처럼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은 과연 무엇일까? 표지의 그림과 글이 서로 조응하며 한껏 궁금증을 자아낸다.
리디아는 티네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여름이 되면 밀밭을 겅중겅중 뛰어다니거나, 작은 초콜릿도 함께 나눠 먹는 사이지만, 딱 하나! 엄마와 보내는 시간만큼은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다. 어느 날, 엄마와 둘이서만 가기로 한 놀이공원에 티네도 함께 가고 싶다고 말한다. 불청객처럼 끼어든 티네와 자기에게 묻지 않고 허락해 준 엄마에게 속상했지만, 티네가 실망할까 봐 리디아는 싫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다.
아이의 작은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 봐!
아이가 능동성을 발휘하는 일은 광활한 우주를 발견하는 것과 같아
속이 상한 리디아는 지혜로운 콧수염 할아버지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할아버지는 리디아의 고민을 말없이 들어주고 평소에 허락하지 않았던 회색 말 ‘한니발’을 탈 수 있도록 허락해 준다. 할아버지와 보내는 이 시간은 자기표현을 하지 못하던 리디아를 능동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자 시작점이 된다. 한편 한니발을 타는 도전으로 승리의 기쁨을 경험하게 된 리디아는 엄마에게 용기 내 속상했던 자신의 속마음을 전달한다.
아이는 때때로 마음의 소리를 보이지 않는 확성기에 대고 외친다. 이때 어른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그 목소리의 주파수가 어디쯤 와있는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타인에게 평가받지 않고 언제든 수용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도록 말이다. 아이의 행복은 어른의 너른 품에서 자라나지만, 마음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용기와 주관을 가지고 상대방을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바로 행복의 조도를 결정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