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동안 글자를 만지면서
살짝 긴 소개 지나온 이야기
안녕하세요, 글자바보입니다
기묘하고 느린 아이
어떻게 하면 이런 게 나오지?
도망치듯 떠난 유학, 멍청한 깨달음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되는 분들
얼떨결에 입문한 장인 도제 방식
저한테 왜 이러세요
21세기행 환승역―디지털
일본에서 만난 일본식
두 개의 심장을 달고 귀국
좌충우돌파구 인디자인
천생연분 인디자인
고수의 비법―덜어내기와 집중하기
생계형 강사
소소하지만 확실한 일
박쥐 같은 삶
조직의 달고 쓴 맛
첫 출근은 인천공항
글 쓰는 디자이너
만인의 예술 쓰기 이야기
쓰기의 물리―자세
쓰기의 미학―부드러운 저항
현재를 감각하는 습관―마음챙김
필촉 탐험대
가로와 세로 어느 쪽이 반듯이 긋기 어려울까
말하기보다 유연한 쓰기
쓰기가 꿈꾸는 건강―근골혈육
쓰기에 비친 나 감각하기
직관의 힘을 키우려면
도구로 감각하는 현재
텁텁한 한글 쓰기 교육
쓰기의 흥
쓰기의 기계적 확장 복제술 이야기
목판 면 단위로 복제하기
대중문화를 이끈 목판
직접 칼을 쥐고 새겨보니…
목판에서 태어난 인서체
목판 제작 현장을 떠올리며
체의 요소
인서체 요소와 9차로 도로
미묘하게 틀어지는 복제의 맛
알고 보면 되게 다른 목판과 활판
활자의 자격―벌
활판 글자 단위로 복제하기
서구 타이포그래피의 시작
새 기술은 새 용어를 만들고…
결국 활자가 걸어온 길―작게 작게 작게
읽기 공간의 디자인
갖가지 용어 문자·글자·활자·타입·폰트·서체
문자와 글자의 뜻을 나눈 이유
용어는 맥락을 따를 뿐
한 몸의 여러 움직임 스타일 이야기
체 여럿을 묶는 하나
한자 인서체의 여러 이름―송체·명조체·인서체
일본식 근대 활판술과 명조체
한글 명조체가 이상한 이유
옛 책 스타일―인서체+판식
동아시아 트랜드의 다른 말―당자·명조체·카라아게
한자의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의 새로운 교양, 타이포그래피
글자로 말하는 비대면 소통의 시대, 바쁘다는 사람 붙잡고 이것 좀 읽어보시라고 조를 일이 많은 시대다. 발표 자료, 계획서, 보고서 결국 모든 문서 작업이 디자인이다. 사람들이 예전만큼 책을 읽지 않는다지만 읽는 양은 늘었다. 메신저 없이는 친구 사귀기도 어렵고 원격 근무는 문서 작업을 더 늘렸다. 이제는 초등학교 수업에 타이포그래피가 등장한다. 폰트를 다루는 지식과 기술을 뜻하던 타이포그래피는 이제 더 잘 읽고 더 잘 쓰기 위한 새로운 교양이 되었다.
타이포그래피가 디자인의 기본인 이유
각국의 디자인 대학에서 타이포그래피를 기본으로 삼는 이유는 수천년 역사와 유물이 있어 고전적이고, 여전히 널리 쓰므로 현대적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어서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풍성한 이야기가 있어 가르치기 쉽고 확고한 미래가 있어 배우기도 안전하다. 수천년 사람과 사람을 잇는 기술과 예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만한 디자인 교양도 드물다.
글자에 유별난 나라
지난 20여년 동안 폰트 시장도 급성장했다. 그만큼 한국인의 폰트 소비가 늘었다는 뜻이다. 어느새 한국은 폰트 강국이다. 한국어 방송인데 한국어 자막을 정성껏 넣고, 문서에는 갖가지 폰트를 섞어 쓰고, 기업과 지자체는 무료 폰트를 실어 나른다. 다른 나라에선 보기 드문 광경이다. 그런데 글자에 대해서는 모르는 분이 많다. 글자라면 익숙한데 폰트라면 낯설다. 그 온도 차에 고독을 느끼던 디자이너가 맘 먹고 쓴 책. 알고 쓰면 더 쉽고 재밌고 빠르다.
만들기의 재미, 과정의 공유
어떤 식당에 가니, 무슨 재료로 어떻게 만들었으니 이렇게 드시다가 반 정도 남았을 때 이렇게 드시면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디자인 의도’가 꼼꼼하게 적혀 있었다. 그런다고 맛이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손님과 맛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마음이 멋져 보였다. 그래서 따라 해 봤다.
한 겹씩 쌓아가듯 쓰기
언제부터인가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 수첩과 펜이 없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