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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조선 최초의 여성 여행가 김금원 - 여성 인물 도서관 4
저자 강민경
출판사 청어람주니어
출판일 2023-10-23
정가 12,500원
ISBN 9791186419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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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소개
인물 관계도와 연표

바늘 대신 책을 들고
남장을 하고 나를 찾아
신선의 호수에서
순채를 먹으며
신선의 바둑판에서
금강산을 발아래 두고
떠나고 싶은 아이
왕족도 궁궐도 모두 사라지고
감로수를 마시며
차 끓이는 아이
집으로 가는 길
삼호정 친구들

그때 그 시절 #신분_제도 #서얼_제도
인물 키워드 #여행가 #유람
인물 그리고 현재 #호동서락기 외
“너른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금원은 양반 아버지와 소실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서녀였어요. 그래서 열다섯이 되면 어머니처럼 기생이 되거나 양반집 소실이 되어야 했지요. 하지만 금원은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집안일을 배우지 않고 책을 읽거나 글을 지으며 자랐기 때문에 여자들이 해야 하는 바느질이나 부엌일을 잘하지 못했어요. 게다가 책 속에서는 생각의 나래를 펴서 어디든지 훌쩍훌쩍 날아갈 수 있었던 반면 현실에서는 정해진 신분대로 살아야 했기 때문에 금원은 자신의 삶이 답답했지요.

열다섯을 일 년여 앞둔 어느 날, 금원은 다른 사람들은 뭘 하며 살아가는지 궁금해졌어요. 넓은 세상에 나가 금강산을 여행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지요. 하지만 가족들을 설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고민 끝에 금원은 남장을 하고 부모님 앞에 나섰어요. 남장을 하고 여행하면 가족들이 걱정할 일도 줄 것 같다고 생각했지요. 어머니는 깜짝 놀라 주변을 살폈고 아버지는 엄한 얼굴로 금원을 꾸짖었어요. 하지만 금원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어요. 마침내 금원은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열네 살 봄날에 남장을 한 채 홀로 여행길에 올랐어요.

“그림 같다는 말은 잘못되었네.”

여행을 시작한 금원은 제천으로 가서 하늘과 물의 구분이 없는 의림지도 보고,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들을 따라 두 팔 벌려 달려 보기도 했어요. 시원한 공기 덕분에 걱정과 불안도 씻겼고, 아픈 것도 다 날아갈 것 같았지요. 단양의 선암에서는 신선의 놀이를 구경하다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이야기 속 주인공도 되었어요. 여행의 고단함과 낯선 잠자리 때문에 뒤척이는 밤도 많았지만 그럴 때면 여행의 풍경과 느낌을 시로 남기는 즐거움에 푹 빠졌지요. 그리고 드디어 그림으로도 다 담을 수 없을 것 같은 금강산 1만 2천 봉을 내려다보게 되었어요.

걸음을 옮길 때마다 책으로만 알던 이야기와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어요. 낯선 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며 여행은 순조롭게 흘러갔지요. 그런데 쌀쌀한 봄기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