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 내는 아름다운 기적
루머 고든이 그려 낸 독창적인 인형 이야기 세계에서는 인형들이 사람처럼 느끼고 생각하지만, 사람에게 직접 말을 건넬 수도 스스로 움직일 수도 없다. 그렇기에 인형들은 소원을 빈다. 인형의 소원이 사람의 마음에 가닿으면 변화가 일어난다. 인형과 어린이가 지닌 마음속의 바람이 이어지는 순간 기적 같은 일들이 펼쳐진다.
「캔디플로스」는 인형과의 만남을 통해 자기 세계를 확장하는 어느 소녀의 놀라운 성장기를 그렸다. 떠돌이 장수 잭이 살뜰히 보살피는 금발 인형 캔디플로스는 잭과 함께 보내는 자유롭고 행복한 생활을 만끽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응석받이로 자란 소녀 클레멘티나가 돈을 주고도 캔디플로스를 살 수 없다는 말에 잭에게서 캔디플로스를 훔쳐 온다. 캔디플로스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굴던 클레멘티나는 서서히 인형이 외치는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된다. 그렇게 양심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자 결국 클레멘티나는 캔디플로스를 잭에게 돌려준다. 잭을 도와 일을 하며 난생처음 뿌듯함으로 마음이 가득 채워진다.
사실 클레멘티나는 캔디플로스뿐만 아니라 지금껏 그 어떤 인형의 소원에도, 그 어떤 것에도 귀 기울여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자기 자신의 마음에도 귀 기울여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자기가 정말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원하는 것을 다 가졌으면서도 언제나 더 가지고 싶었으리라. _작품 해설 중에서
「홀리와 아이비 이야기」는 한 아이와 한 인형의 소원에 관한 애틋한 이야기다. 고아원에서 지내는 소녀 아이비는 크리스마스 인형만 있다면 익숙한 허전함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크리스마스 인형 홀리는 장난감 가게 진열창에서 자신을 데려가 줄 크리스마스 아이를 애타게 기다린다. 아이가 없어 적적한 존스 아주머니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데 열중한다. 세 가지 간절한 마음이 이어지고 마침내 서로의 소원이 한데 어우러지는 신비로운 기적이 일어난다. 행복한 결말을 향해 유려하고 탄탄하게 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