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서문
1장 여성: 역사에서 누락된 존재
여성사 연구의 계기 | 역사 속으로 들어온 여성들 | 여성에 대한 담론과 이미지 | 매체 속에서 나타나는 여성의 모습들
2장 여성의 몸
나이에 따른 여자의 삶 | 여성의 외모: 머리카락 | 여성의 성 | 출산과 육아 | 신체의 예속과 속박
3장 여성의 정신세계: 여성의 종교와 교육, 그리고 창작활동
여성과 종교 | 이단과 마녀 | 지식으로의 접근 | 여성의 창작활동: 글쓰기 | 예술가로서의 삶
4장 여성과 일
농민 | 가사노동 | 여성 노동자 | 3차 산업의 새로운 직종: 회사원, 교사, 간호사 등 | 배우
5장 시민으로서의 여성
여성의 공간적 변천사: 이동 반경의 확대 | 여성들의 역사적 활약 | 여성의 단체활동 | 페미니즘
오늘날의 현황
주
기록을 남기지 못한 여자들, 기록이 된 여자들
여자들이 역사의 주체가 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여성들은 공적 영역에서 눈에 띄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역사학자들은 주로 인물의 대외적 활약상에 관심을 두었는데, 여성들은 집 안에서 가사활동에 전념했던 탓에 세간의 주목을 받을 일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여자들은 스스로 흔적을 지워버리기도 했다. 자신과 관련된 모든 흔적이 하찮다고 여긴 탓이다. 여자가 역사에 이름을 남기려면 아주 독실한 성녀가 되거나 떠들썩한 파문을 일으킴으로써 기록의 대상이 되어야만 했다.
18~19세기에 이르러 여성 작가의 등장으로 여성의 전기나 일대기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60년대 들어 비로소 영국과 미국에서 ‘여성사’라는 학문 분야가 태동했다. 사학자 폴 벤과 조르주 뒤비는 폼페이 벽화의 그림을 통해 당시 여성들의 모습과 욕구를 추정했다. 화가 콜레트 드블레는 미켈란젤로 등 여러 유명 화가의 작품들을 바탕으로 여성들에 대한 시선을 연구했다. 그런가 하면 사학자 아를레트 파르주는 파리의 고문서를 뒤져 옛 파리에 살던 여성 시민의 삶을 복원해냈다. 대혁명 시기 여성들의 폭동을 연구한 장 니콜라, 그리고 1870~1930년 여성들의 사생활과 부부관계를 분석한 안마리 손도 있다. 또한 아니크 틸리에는 19세기 여성들의 주요 범죄 사례를 통해 그 열악했던 생존 환경을 드러냈다.
몸에 새겨진 여성사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최근 들어 ‘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몸에는 역사가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의 몸을 살펴보면 성별에 대한 관념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알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예 중 하나는 머리카락이다. 여성의 머리카락은 신체 중 성적 매력이 집약된 부위로 여겨졌다. 회화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항상 풍성한 머릿결을 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르네상스 화가들은 여성의 음울하고 관능적인 모습을 구불거리는 머리카락을 통해 표현했다. 보들레르 또한 머리카락을 ‘사방으로 넘실대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