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아이디어의 자취를 쫓는, 모든 창작자에게
아이디어란 무엇인가요?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겨나고,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가는 걸까요? 우리는 종종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집니다. 하지만 답을 찾기도 쉽지 않고, 설명하기도 어려운 물음이지요. 창작자라면 더 자주 이 질문의 늪에 빠지게 될 거예요. 지금, 이 순간에도 맴돌기만 하는 생각을 어떻게 하면 붙잡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겠지요.
이자벨 심레르 작가는 이런 창작자로서의 고민과 그 과정을 러프 스케치와 빽빽한 세밀화로 리듬감을 살린 그림, 시적인 정제된 텍스트를 통해 보여 줍니다. 생각이 어떤 경로를 거쳐 가는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지요.
작가는 아이디어를 친숙하고도 낯선 동물로 형상화해 우리 앞에 살아 숨 쉬게 했어요. 동물로 은유된 아이디어는 은빛 물고기가, 날렵한 가젤이, 뛰어오르려고 준비하는 토끼가 되어 우리 곁을 헤엄치고, 달려가고, 튀어 오릅니다. 장어처럼 매끄럽게 빠져나가고, 사슴처럼 캄캄한 밤에 불쑥 찾아왔다가 다시 자연 속으로 사라져요.
아이디어는 내면과 외부 세계 사이에서 방황하고, 놀고, 길을 잃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다시 나타납니다. 그들은 태어나고, 자라고, 소멸해요. 다시 태어나고 진화를 거듭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지요. 이렇듯 아이디어는 우리를 익숙한 주변 환경과 연결해 주면서도 끝없이 확장되는 우주로 데려다주기도 합니다.
반짝거리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
『아이디어: 창작을 만드는 동물들』 표지에는 제목도, 작가 이름도, 출판사 로고도 없습니다. 앞표지에는 빨려 들어갈 듯 강렬한 까만 눈동자가, 뒤표지에는 감긴 눈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요. 글자 하나 없이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긴장감을 불어넣는 그림이지요. 책을 펼치면 서문으로 이런 글이 실려 있습니다.
“애써 찾지 않고도 찾아내는 사람은,
오랫동안 찾지 못하더라도 찾아다닌 사람이다.”
- 가스통 바슐라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은 지난하고 고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