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지만 사랑받고 싶어》, 《여행 가는 날》
한껏 작아진 마음을 포근하게 어루만지는
그림책 작가 서영의 다정하고 단단한 세계
살다 보면 한껏 마음이 작아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우산도 없고, 마중 나올 사람도 없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질 때(《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자신이 가장 인기 없는 채소로 뽑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브로콜리지만 사랑받고 싶어》 초라해지는 마음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다는 것을 발견한 순간(《주름 때문이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에게 내보이기 힘든 순간들이 그대로 굳어지면, 내 자신이 싫어지게 됩니다.
그림책 작가 서영은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처럼 누구에게나 들이닥칠 수 있는, 내 자신을 좋아하기 힘든 순간을 포착해 찬찬히 어루만져 줍니다. 현재의 혼란스러움과 답답함을 공감하면서, 이 순간을 지나갈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일깨우지요. 작가가 그려낸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세계를 들여다보다 문득 울컥함을 느끼기는 것은 다정한 시선과 세심한 손길 때문일 겁니다.
‘내 얼굴이 왜 이렇지?’
어느 날 갑자기 내 모습이 싫어진다면
이 책의 주인공인 멋진 씨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왔습니다. 멋진 씨는 매일 아침, 마음에 드는 옷을 차려입고 정해진 길로 산책을 하는 것을 즐깁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 맞춘 안경을 쓰고 거울을 보는 순간 멋진 씨는 크게 충격을 받습니다. 자신의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때 거울에 비친 얼굴이 불도그처럼 표현된 것은 자기 얼굴을 바라보는 멋진 씨의 시선을 의미합니다.
얼굴에 가득한 주름을 발견한 순간부터 멋진 씨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도서관에 들러 주름과 관련된 책을 잔뜩 빌리고, 주름을 없애기 위한 방법들을 찾아서 실행해 봅니다. 불행히도 주름 개선의 효과는 없고, 고민은 더욱 깊어지기만 합니다.
내보이기 싫은 모습을 감추기에 급급하면
모두가 내 단점만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