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언어는 나와 사회라는 존재의 집이다
2장―우리에게는 다의성이, 모호성이 필요하다
3장―누가 서술하고 누가 서술되는가?
4장―개성을 빼앗긴 사람들
5장―더 이상 연대를 끊지 않기로 다짐할 때
6장―증오는 의견이 아니다
7장―우파들의 어젠다
8장―범주는 언제 새장이 되는가?
9장―내가 나로 말하길 멈추지 않을 때
10장―대화에서는 모두가 승리한다
감사의 말
미주
“언어는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만들고 처세와 정치를 결정하는가”
언어가 생각과 삶을 이루는 소재라면
우리는 의구심을 품고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이민자 출신 독일의 대표 여성 언론인 퀴브라 귀뮈샤이의
언어와 존재, 더 나은 세계와 자유를 향한 빛나는 통찰
튀르키예인 외국인 노동자의 손녀로 태어나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을 안고 독일 사회에 정착해 독일을 대표하는 여성 언론인으로 자리매김한 퀴브라 귀뮈샤이. 그녀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논제들, 그 안에 드리운 진짜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 언어의 체계를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하루 24시간은 잠 든 순간을 빼면 매 순간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언어와 존재》는 느낌, 사고, 가치를 만들어내고 사회의 한 풍경을 이루는 언어의 건축 구조를 그녀 특유의 유려하고 은유적이며 자기고백적인 문장으로 파헤친 책이다.
언어와 인식 중 무엇이 먼저라고 생각하는기? 퀴브라 귀뮈샤이는 물 위에 비친 달빛을 뜻하는 튀르키예어 ‘야카모즈(yakamoz’라는 단어를 알고 나서야 밤바다를 산책할 때 어둠 속에서 빛나는 달빛을 인식할 수 있었다. 이처럼 언어는 우리의 인식에 변화를 일으킨다. 우리가 그 단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무엇을 지칭하는지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언어를 쓰느냐에 따라 그 언어에 담긴 세계관을 흡수하고 언어가 만들어낸 풍경에 젖어든다. 그래서 언어는 우리에게 세계를 열어주는 동시에 우리를 그 안에 가둔다. 퀴브라 귀뮈샤이는 언어가 ‘한 개인’과 ‘사회’라는 존재의 집이자 우리의 생각과 삶을 이루는 소재라고 분명하게 밝힌다. 언어에 따라 우리의 생각은 가지를 치고 더 나아가 관점과 신념을 형성하며 처세와 정치까지 결정한다고 말이다.
오래전부터 쓰여 익숙해진 말, 효율과 기준을 내세운 꽤 그럴듯하게 들리는 표현, 권력과 주류 아래 조장되어온 언어 체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항상 의구심을 품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누가 서술하고 누가 서술되는가?
범주화, 경계 짓기를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