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음악을 향한 한 작가의 집념
무릇 전통음악이란 그것이 뿌리 내린 땅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성과 소멸의 역사를 거듭해 온 수목(樹木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백여 년 동안 우리가 겪어 온 격심한 변화들로 전통음악은 우리에게서 너무나 동떨어진 존재가 되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제의 국가 통치 제도 및 일본을 통해 들어온 서양 문화에 의해 생활 환경과 인식을 전환하도록 재촉받았고, 이로써 가치관은 물론 지향하는 삶의 방편마저 달라졌다. 육이오전쟁 후에는 산업 중심의 서양 문화를 중심으로 삶을 도모하는 경향이 일반적이었다.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서양 음악과 접목시키는 반가운 사례들도 늘고 있지만, 그럼에도 정작 그 근본인 ‘정통’에 대한 우선적인 이해나 관심은 아쉬운 편이다. 1988년 케이비에스(KBS와 월간 『음악동아』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음악 선호도 조사에서 서양음악이 99퍼센트, 한국음악이 1퍼센트를 기록한 결과는 이러한 무심함이 오늘날의 일만이 아니라 오랜 세월 이어져 온 것임을 보여준다. 저자는 판소리를 처음 접했던 일화를 들어 “노래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박자나 선율을 갖추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며, 그것이 젊은 시절 자신에게도 낯선 경험이었음을 고백한다. 그 후 전통음악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발품을 팔아 공연을 섭렵하던 중, 우연한 기회로 1980년대 중반 월간 『음악동아』 ‘명인명창을 찾아서’ 연재 기사의 필진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렇게 사 년간 전국의 ‘인간문화재’들과 직접 마주하며 전통음악에 관한 관심과 지식을 넓혀 간 저자는, 지금까지 판소리, 대금, 전통 미학 등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들을 집필해 오고 있다.
한결같지 않은 삶과 그 성음(聲音들
이 예인들이 행한 소리와 춤은 구슬프고 애절했고, 은은하고 안온했으며, 때로는 흥겹고 박진감 넘쳤다. 그 처지와 상황도 장르적 특성만큼이나 가지각색이었다. 어떤 이는 뱃놀이가 성행한 서빙고에서 나고 자라 자연스럽게 손에 소고를 쥐었고,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