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부 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1화 뜻밖의 여정, 뜻밖의 만남
소란스러운 아침 │ 우당탕탕 규문 상륙기 │ ‘이건 아니다’, 마침내 결심
2화 돌고돌아 루크레티우스에게 이르기까지
이것이 과학인가, 그렇다면 다시 한번! │ 윤리를 품은 과학, 자연학 │ 마침내,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3화 당신은 누구십니까? : 무명의 철학 시인을 찾아서
풍문으로 들었소! │ 미친 시인, 미친 도시를 거닐다 │ 쑥물 잔에 꿀을 바르리!
4화 해빙의 철학, 원자론의 탄생
베누스의 물리학?│ 겨울 왕국이 도래하다 원자론의 씨앗들│ 허공, 존재의 성벽을 허물다│ 클리나멘과 ‘봄의 제전(祭典’
2부 여름: 좌충우돌, 배우고 익히는 중입니다
5화 두 원자 이야기
원자라는 판도라의 상자 │ 어떤 것도 무에서 생겨나지 않았다 │ 더 쪼갤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리고 허공이 있다 │ 원자론, 거짓된 무한을 폭로하다 │ 두 원자와 두 구원
6화 원자는 어떠해야 하는가 : 내재론을 위한 사유실험
변주되는 원자론 │ 소크라테스적 변곡점과 헬레니즘 │ 최소-부분, 원자가 스스로 존재하기 위한 조건 │ 무게, 원자가 스스로 운동하기 위한 조건
7화 클리나멘과 샛길의 윤리학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 운동의 끝에서 운명을 비틀다 │ 사유할 수 없는 운동을 사유하기 │ 클리나멘과 자유의 길
3부 가을: 다르게 겪기, 다르게 해석하기
8화 찬양합니다, 가장 행복한 존재이시여
어머니의 신앙과 나의 업 │ 인간적인 신과 무위한 신 | 신성(神性의 지리학과 간(間세계 │ 윤리의 모델로서의 신│ 신앙의 새로운 이미지
9화 연애를 하게 되었습니다만
좋지 아니한가!│ 베누스의 단단한 매듭│ 사랑의 병증들 : 환각, 소유, 교환│ 후일담 :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누스를 말하다
10화 자족이라는 이름의 풍요
스톱, 피터팬 코스프레│ 다다익선이라는 망상│ 자족의 역량│ 검소의 풍요, 빈손의 복전(福田
11화 우정, 마주침을 맞이하는 윤리
친구…라구요?│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지은이 인터뷰
1. 루크레티우스는 누구인가요? 어떤 인물이고 어떤 매력이 있기에 책까지 쓰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글쎄요, 루크레티우스는 대체 누구일까요? 분명한 건 그가 은둔적인 삶을 살다간 무명 인사라는 점입니다. 그가 어느 집 자식인지, 누구를 만났는지, 뭘 하고 살았는지 등의 기록은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단지 그가 기원전 1세기 로마에 살았었고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라는 시를 썼다는 빈약한 정보만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한 인물의 삶을 추측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루크레티우스는 왜 이런 시를 썼을까, 자신의 시대 속에서 무엇을 봤으며 또 어떤 생각을 품었을까 하고 물어보는 거죠.
기원전 1세기의 로마는 팍스로마나 직전의 고도성장기로, 지중해 정복을 막 완료하고 ‘모든 길이 통하는’ 제국으로 나아가던 팽창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전쟁과 내란이 끊이질 않았고 죽음은 항시 목전에 다가와 있었습니다. 동시에 세계 각지에서 막대한 부와 함께 흘러들어온 종교들은 사람들의 영혼을 사로잡았습니다. 도시에는 점점 더 커다란 경기장과 목욕탕과 사원이 들어섰고, 사람들은 충혈된 눈으로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 다니고 있었습니다. 죽음과 오락과 사치와 향락과 미신이 함께 만연한 시대입니다. 루크레티우스는 이 환란의 한가운데를 거닐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질문하고 또 질문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아픈가? 과연 오락과 종교가 우리를 낫게 할 수 있는가? 진정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인가? 이 물음들 속에서 그는 펜을 들었죠. 그리고 약을 제조하는 마음으로 한 문장 한 문장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이때 재료가 된 것은 해방적 쾌락의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원자론입니다. 루크레티우스는 에피쿠로스의 원자론을 자신의 문제의식 속에서 다시 불러와서 그것을 채색하고 변형시켜 시라는 형태로 재창조해낸 것입니다.
정리하면, 루크레티우스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자이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