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하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에게 헌정하는
존경과 사랑을 담은 오마주
구스타프 클림트는 고흐와 동시대에 활동한 화가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중 한 명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인들의 아름다운 초상화나 <키스>, <죽음과 삶>처럼 관능적인 그림으로만 클림트를 알고 있지만, 클림트는 당시의 보수적인 미술 양식과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해 ‘빈 분리파’를 만들고 새로운 미술 운동을 주도한 실험적인 화가이기도 했습니다.
김혜진 작가는 대표작들에 비해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클림트의 후기 작품들과 아름다운 풍경화에 신선한 시각적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장식 미술 화가’라는 단단한 틀을 벗겨 내고, 클림트의 아름다운 도전들을 색다르게 소개하고자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주인공인 베리타스와 메다는 각각 <누다 베리타스>와 <메다 프리마베시의 초상>에서 모티프를 가져왔습니다. 두 소녀의 산책은 대작 벽화인 <베토벤 프리즈>의 한 장면부터 클림트가 여름을 보냈던 아테제 호수의 소박한 풍경까지, 클림트의 작품 면면을 아우릅니다.
상상력과 감각으로 세운 독창적인 세계
“향긋한 사과를 한 입 베어 물면, 머리카락 사이로 꽃들이 피어날 거야.” 이 장면은 원작인 <희망>과 <물뱀>에 김혜진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완전히 새로운 그림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클림트의 정원으로》 속 인물과 풍경들은 모두 클림트의 원작을 모티프로 가져왔지만 작가만의 시각과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독창적인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베리타스와 메다를 따라 책장을 넘기면 따스한 오후의 햇살과 푸른 숲 내음이 바람에 퍼지고, 벌들이 나지막이 웅웅대는 소리와 달큼한 꿀 냄새가 어른거리는 듯합니다. 나직한 풍경 사이로 얼굴을 비추는 말, 백조, 곰 가족은 그림책만의 재미를 더해 줍니다. 누구나 아는 세계적인 화가의 작품과 그림책 사이에서 끝없는 고민 끝에, 《클림트의 정원으로》는 원작에서 가져온 모티프를 공들여 엮은, 감각을 깨우는 아름다운 한 권의 예술 작품이 되었습니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