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함이 아닌 다양함으로
20세기 철학은 2500년 철학사에서 정점을 보여주었다. 중점적으로 다루는 주제가 다양해졌고 학파도 폭넓게 형성되었다. 20세기 철학은 무의식에서부터 인간 실존과 언어, 사회, 과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원에서 이성 비판적 급진성을 특징으로 하는데, 이는 지난 20세기에 발생한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등의 재앙과 같은 사건들이 촉진한 것이다. 이렇듯 현대는 기술, 사회, 과학의 획기적 혁신과 유례없는 파괴를 동시에 경험하며 발전했고, 바로 여기에 현대 철학이 난해해진 이유가 있다. 그만큼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과 인간이 사는 세계를 이해하려 노력한 후설의 현상학에서부터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데리다까지 그들의 사유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20세기 철학의 높은 문턱을 낮추고 있다.
우리의 능력과 가능성에 새로운 이해를 열어준 20세기 철학
기술과 자연과학 분야 지식의 폭발적 확대가 바로 20세기의 특징이다. 상대성이론과 양자물리학은 세계를 보는 관점을 바꿔놓았고, 생물학은 진화론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했다. 심리학, 특히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은 인간에 대해 전혀 다른 질문을 던졌다. 이와 같은 변화는 20세기 철학에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철학적 인간학이라는 독자적 학문으로 나간 셸러와 플레스너를 살피는 것으로 첫발을 내딛지만 그 시작은 현상학이라 할 수 있다. 현상학은 20세기 철학의 큰 맥을 형성하고 있다. 현상학을 창시한 후설은 우리의 의식 과정을 되짚으며 사물과 인간의 본질을 조감했다. 또한 현상학은 존재를 새로이 사고한 하이데거의 도구로 쓰였다. 하이데거의 존재론은 전통 철학과 달리 새로운 철학의 시작을 목표로 한다.
비판 이론은 사회를 분석하는 데 마르크스의 사고를 이용했다. 푸코가 대표하는 구조주의는 인간의 사고, 행동, 사회질서 등의 근본이 되는 무의식의 구조를 해독하고자 했다. 20세기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