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순둥이 . . . . . 8
짚신 주인 . . . . . . . 17
호랑이를 잡자고? . . . 28
호랑이 형제 . . . . . . 39
수상한 토끼 가족 . . . 54
호랑이 잡기 작전 . . . 64
멀대 총각의 거짓말 . . 78
맹맹이의 거짓말 . . . . 88
밝혀진 진실 . . . . . . 99
또 하나의 진실 . . . . 111
옜다, 곶감! . . . . . . 127
글쓴이의 말 . . . . . . 134
수사 과정에서 마주한 편견들
고심이가 마을 사람들 앞에서 멀대 총각과 맹맹이와 토순이를 심문하는 과정은 단순히 ‘범인이 누구일까?’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우리도 모르게 빠져 있는 편견들을 찾아내 꼬집고 비틀어 준다. 동네에서 착하기로 소문난 멀대 총각은 고심이네 집에서 짚신 한 짝이 발견돼 범인으로 몰린다. 멀대 총각은 말 못 할 속사정을 감추느라 쩔쩔매며 자신을 믿어 달라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멀대 총각이 원래 자기 마을 사람이 아니라 떠돌다가 정착하게 된 과거를 들추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멀대 총각의 ‘착함’은 나쁜 본심을 감추기 위한 위장이었다며 고개를 돌려 버린다. 왜 이방인은 결정적인 순간에 선 밖으로 밀려나야 하는 걸까? 맹맹이가 고심이네 집에 온 사연을 듣다 보면 또 다른 편견을 마주하게 된다. 겁이 많고 사냥을 싫어하고 열매를 좋아하는 맹맹이는 호랑이들 사이에서 놀림과 따돌림의 대상이다. 고심이네 집에 온 것도 소를 잡아 오면 더 이상 겁쟁이라 놀리지 않겠다는 호랑이들의 꾐에 빠져서이다. 호랑이는 늘 용맹하고 강해야 한다는 건 누가 정한 기준일까? 범인으로 몰린 토순이 역시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사랑으로 키우던 새끼들을 사람들이 마음대로 팔아 버려 산산조각이 난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람들에게 묻는다. 왜 사람들은 자신의 가족은 소중하면서 동물 가족은 함부로 대하는가?
그리고 이야기 말미에 우리는 깨닫게 된다. ‘순둥이 실종 사건’은 이러한 사람들의 편견과 이기심이 자초한 일이라는 것을. 순둥이는 단순히 누군가 잡아먹기 위해 잡아 간 게 아니라는 것을.
진정한 용기란 무엇일까?
곶감이 무서워 뒤도 안 돌아보고 달아난 옛이야기의 주인공 호랑이. 곶감 이야기에 털이 쭈뼛 설 정도로 떨던 맹맹이 역시 감곶산 전체가 알아주는 겁쟁이이다. 진짜 호랑이 맞냐고, 몸집 큰 고양이 아니냐고 정체성을 의심받을 정도로. 하지만 팥죽 할머니의 입을 통해, 토순이의 입을 통해, 순둥이의 입을 통해 드러나는 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