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1부. 말법을 알아야 우리말 달인이 될 수 있다
보조개는 패이지 않는다 / 하늘은 개이지 않는다 / 살을 에고, 살이 에이는 / 설레이는 마음은 없다 / 곰팽이는 정말 싫어 / ‘애기’도 없고, ‘애비·에미’도 없다 / 빨갱이는 되는데, 노랭이는 왜 안 돼? / 머리끄뎅이는 잡는 게 아니다 / 뒷쪽 마당엔 마굿간이 없다 / 윗옷을 벗으니 웃통이 드러났다 / 수캐와 수고양이의 싸움 / 깨끗이 쓸고 꼼꼼히 닦자 / 돈에 급급하는 사람은 되지 말자 / 걸맞은 자리에 알맞은 사람이 되자 / ‘맞어 맞어’… 맞기는 뭐가 맞아! / 부끄러운 ‘자랑스런’ / 졸립지 마라 / 성냥 개피로는 막을 수 없는 추위 / ‘어서 오십시요’는 아첨하는 말 / 할아버지의 말씀은 계시지 않는다 / 높인다고 다 존대는 아니다 / 초생달은 뜨지 않는다 / 금슬 좋은 부부는 없다 / 승낙하도록 허락해 주세요 / 세상에 ‘녹슬은 기찻길’은 없다 / 땀에 절은 유니폼도 없다 / ‘알다’는 앎, ‘살다’는 삶, 그러면 ‘만들다’는? / 정말 뗄래야 뗄 수 없다 / 몸을 추슬르는 일은 부질없다 / 길다란 줄 뒤에는 서지 마라 / 양성은 양성끼리, 음성은 음성끼리, 그러나… / 헤롱헤롱거리지 마라 / 새는 푸드득 날지 않는다 / 아동바동하지 말고, 오도방정도 떨지 마라 / 넹큼 고치슈! ㅤㄴㅢㅇ큼 닐리리로 고치슈! / 일을 서둔 것은 서툴렀기 때문이다 / 게 섯거라, 당신이라면 서겠소? / ‘유관순 열사’를 류관순으로는 못 쓴다 / 선동열? 선동렬? / 북한도 한글맞춤법을 따라야 한다 / 연록은 있어도 연록색은 없다 / 연육교는 건너지 못한다 / 쥐어 준 돈은 못 받는다 / 산성비에 머리가 벗겨지지는 않는다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달라고? 에이~ 바보! / 라면과 몸은 불지 않는다 / ‘-습니다’도 모르던 대통령 / 있슴은 없고, 있음만 있다 / ‘선동열 있음에’는 틀린 말 / 바람을 피지 마라 / 우리말 좀 안다고 으시대지 맙시다 / 뚝배기에 담긴 곱빼기 / 선배 등쌀에
‘눈꼽’이 맞을까, ‘눈곱’이 맞을까?
왜 어떤 말은 표준어가 되고, 어떤 말은 되지 못할까?
원리를 이해하면 쉬워지는 문법 공부의 마법
저자 엄민용은 〈표준국어대사전〉, 중학교 교과서,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의 설명문 등에서 오류를 찾아내는 작업을 통해 그 공을 인정받아 한국어문상 대상(문화관광부 장관상을 2회 수상했다. 〈건방진 우리말 달인〉 시리즈에서 그가 “사람들이 널리 쓰는 말을 표준어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말한 이후, ‘내음’ ‘짜장면’ ‘먹거리’ 등 수많은 말이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기도 했다. 마치 예언처럼 들어맞은 그에게 감탄하며 많은 팬도 생겼다. 그가 ‘우달이’로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우리말을 잘 알아서만이 아니다. 끊임없이 우리말을 공부하고 최신 정보를 습득하면서, 이를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알려 주기 때문이다.
‘눈꼽’과 ‘눈곱’ 중 어느 말이 맞을까? 저자는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고 규정한 한글맞춤법 제5항으로 이를 설명한다. ‘배꼽’은 둘로 쪼개질 수 없는 ‘한 단어’이고, 그러니 이 규정에 맞춰 ‘배꼽’으로 쓰면 된다. 여기까지는 아주 간단하다. 그렇다면 ‘눈꼽/눈곱’은 어떨까? ‘배꼽’과 ‘눈꼽/눈곱’은 닮은 듯하지만 다른 말이다. 다시 제5항 첫머리의 ‘한 단어(형태소’에 주목해 보자. ‘형태소’란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를 말한다. 눈곱이 무엇인가? 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액이지 않나. ‘눈곱’의 ‘곱’에는 “기름이나 고름 모양의 이물질”이란 의미가 남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각각의 뜻을 밝혀서 ‘눈곱’으로 써야 한다. 그렇다면 ‘눈쌀/눈살’은 어떨까? 이는 한 형태소의 말이 아니다. 이미 ‘눈’에는 eye의 뜻이 있다. ‘쌀’로 소리 나는 말도 실제는 ‘살’이다. 이렇게 둘 이상의 형태소가 더해진 말은 형태소 각각의 원형을 밝혀 적어야 한다. 그래서 ‘눈쌀’로 소리 날지라도 ‘눈살’로 적어야 한다.
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