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 차별은 공기처럼 존재한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1
당신은 ‘정상인’입니까? 그럼 특권층입니다
: 흑인, 여성, 성소수자를 차별해 온 기득권의 논리
절대로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
: 미국의 흑인 범죄율과 한국의 난민 수용 논란
당신들의 쉽고 잔인한, 어떤 해결책에 대하여
차별은 실제로 경험하지 않아도 아프다
: 인종차별과 건강 연구 본격화한 사회학자 데이비드 윌리엄스
벽장을 벗어난 당신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 정신질환 당사자 운동 강조하는 심리학자 패트릭 코리건
이동, 낙인, 정치, 합리성
2. 지워진 존재, 응답받지 못하는 고통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2
‘오줌권’을 위한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화장실로 살펴보는 차별과 배제의 역사
한국 사회의 ‘상아 없는 코끼리’는 누구인가
: 생존경쟁 속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묻다
가장 아픈 사람이 가장 앞에 나선 싸움 ‘미투’
: 용기를 낸 사회적 약자가 겪는 2차 고통
‘보이지 않는 고통’을 응시하다
: 여성의 일터로 걸어 들어간 과학자 캐런 메싱
누구를 위한 반지하방 퇴출인가
3. 한국 사회의 ‘주삿바늘’은 무엇인가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3
1980년대에 머물러 있는 에이즈에 대한 인식
: 주삿바늘 교환 프로그램과 비과학적 낙인
균열과 혼란에서 시작되는 변화
: 김도현, 김지영 활동가와의 HIV 감염과 장애 대담
손쉬운 낙인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 HIV 감염인에 대한 낙인 연구하는 보건학자 돈 오페라리오
두려움도 검열도 없는 하루
: 스무 번째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축하하며
누구도 두고 가지 않는 사회를 위하여
: 포괄적 차별금지법 단식농성 제정 활동가 미류, 종걸
차별에 침묵하는 정치 움직이려면
: 정치권의 ‘합리적 주장’을 데이터로 반박하는 경제학자 리 배지트
근거의 부재인가, 의지의 부재인가
4. 우리의 삶은 당신의 상상보다 복잡하다
내 본질은 누구도 무엇도
차별은 실제로 경험하지 않아도 아프다
지워진 존재들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응급의학과 의사인 녹스 토드 박사 연구팀이 1993년 발표한 논문은 큰 논란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의료진의 진통제 처방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이 환자의 인종이었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긴뼈 골절로 응급실을 찾은 히스패닉 환자 중에서 진통제를 처방받지 않은 비율이, 백인 환자와 비교해 2배에 육박했던 것이다. 명시적으로는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의료진조차 이처럼 인종에 따른 ‘불평등한 치료’를 한 것은 무의식에 내재된 ‘암묵적 편견’ 탓이다. 문제는 암묵적 편견이 실제 차별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소수자의 몸을 아프게 한다는 점이다. 부정적 시선을 보내는 사람과의 관계가 여러 질병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한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어떤 이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한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출생 시 법적 성별과 외모에 드러나는 성별 정체성이 다른 트랜스젠더 5명 중 1명은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 두려워 병원 이용을 포기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많은 경우, 운전기사나 승객들의 따가운 시선이 두려워 대중교통 이용을 포기한다. 김승섭은 한국 사회가 종종 암묵적 편견을 넘어 명시적 편견을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018년 내전을 피해 제주도에 온 예민인 484명에 대한 난민 수용 논란에서 많은 호응을 얻은 주장은 이들이 ‘범죄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명시적 편견에 호소하는 목소리였다.
김승섭은 차별을 연구하는 과정에도 차별이 존재한다고, 모든 고통이 동등하게 주목받지는 않는다고 고백한다. 그는 연구에 참여한 보상으로 지급한 기프티콘에 있는 ‘트랜스젠더 연구’라는 말이 아웃팅이 될 수도 있었음을 깨닫는다. 이후 장애인 이동권 연구에서 같은 실수를 피했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는 동료에게 편의점 기프티콘을 받아도 직접 사용하기 힘들다는 말을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