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5
1부 화(和
꽃개의 연원, 빼앗긴 이름이여 다시 부를 이름이여 | 19
양지꽃, 언 땅을 녹인 애틋한 사랑 | 29
개망초, 미움받을지언정 ‘중꺾마’ | 34
복수초, 복수를 꿈꾸는 인내와 사랑 | 39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_1 | 44
닻꽃,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45
금강초롱꽃, ‘하나부사’가 웬말이냐 | 52
큰구슬붕이, 꽃개가 찾아낸 참다운 미소 | 57
강아지풀, 심쿵이가 그립다 | 63
멕시코소철, 말없이 곁을 지켜 준 내 동생 소철이를 소개합니다 | 71
닭의장풀, 그리운 나의 어머이 | 77
감나무, 어머니의 새벽 그리고 사랑 | 84
팽나무, 지울 수 없는 팽목항의 기억 | 87
2부 | 통(通
연꽃, 처염상정의 기적 | 95
꽃마리, 우리들의 작은 이웃 | 100
병아리풀, 낮은 데로 임하소서 | 104
삼백초, 탁월한 협력과 겸손으로 상생하다 | 108
가을벚꽃, 상식을 의심하라 | 113
담쟁이, 뜯긴 자리에 끝끝내 자신을 남겨 | 117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_2 | 121
민들레, 꿋꿋하고 의젓하게 | 122
인동덩굴꽃과 구절초, 위장하되 위선하지 않는다 | 126
물봉선과 얼레지, 비용과 정성을 아끼지 않는 감동 전략 | 131
꽃을 대하듯 살아 보라 | 135
개나리와 영춘화, 시작과 끝을 생각하며 | 138
낙우송, 어떤 상황에서도 길을 찾는 지혜로 | 142
3부: 순(順
대추나무, 모름지기 이쯤의 내공은 있어야 | 149
박새, 아! 허망할 왕 노릇이여 | 155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_3 | 160
히어리, 제 자리를 잡지 못해 방황하는 존재들 | 161
풍년화, 혹한의 시련을 넘어 | 165
목련, 진짜는 어디 가고 무도함만 남아 | 169
노랑망태버섯, 자신조차 품을 수 없는 그 텅 빈 화려함이란 | 174
미선나무, 버려진 우아함에 대하여 | 178
금꿩의다리, 진정한 아웃사이더 | 183
미국실새삼, 작은 영웅들에 기생하는 어
아내와 함께 꽃을 찾고 즐긴 덕에 검사(檢事 남편은 꽃은 무죄다를 쓰고 독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부부에게 있어 꽃은 존재 자체로서의 의미를 뛰어 넘었다. 눈 밝은 남편은 아내를 위해 꽃을 찾고, 아내는 그 꽃을 화폭에 담고, 남편은 꽃을 통해 고요하게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세상을 바라본다. 지은이에게 꽃은 젊은 시절 아내에게 떠넘겼던 삶의 무게에 미안함을 전하는 사랑의 전도체이자, 세상의 생태를 관찰하는 매개체이다.
오염된 세상에서 사리에 맞지 않는 주장만 하는 사람들은 지은이가 보기에 속이 텅 비어 실속이 없다는 뜻을 지닌 꽃 ‘박새’와 다르지 않다. 권력에 취한 자와 그 하수인의 성정을 하나로 뭉쳐 놓은 듯한 독초 박새를 보며 ‘꽃개’ 이성윤은 ‘화(火내지 않는다. 대신 ’화(花’낼 태세를 가다듬는다.
추사가 유배되어 지내던 제주 거처에는 언제나 바닷바람이 세차게 몰아 닥쳤다. 아내와 내가 찾았던 그날도 몸을 가누기 힘든 바람이 당시 추사의 삶을 돌아보라는 듯 매섭게 날아들었다. 그 바람을 맞으며 나는 여리여리 흔들리면서도 모진 시련을 견뎌 핀 수선화를 고요히 마주해 그 인내를 되새겼다.(262쪽
지은이는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이 ‘꽃을 가꾸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부부를 이심이체(二心二體라 말하는 것도 같은 뜻이다. 일심동체(一心同體라는 말은 획일성과 폭력성을 공공연하게 드러낸다. 동체라는 명분으로 이루어지는 편 가르기와 차별보다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꽃 피기를 기다리는 자세는 ‘꽃을 가꾸는 마음으로 사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험한 탄생 과정과 성장을 거친 후에야 얼음 뚫고 꽃 피우는 복수초(福壽草의 절정을 기다리는 마음가짐이다.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복수초는 유치하게 권력의 칼날을 휘두르며 복수(復讐하는 자들보다 한 수 위이다. 지은이가 생각하는 복수초는 복과 장수를 비는 꽃이라는 뜻처럼 각양각색의 존재를 이해하고 서로의 복과 장수를 바라는 넓은 마음을 갖추게 하는 꽃이다. 그러므로 ‘꽃을 가꾸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