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치며
목숨 붙어 있는 한, 그냥 그릴 거야
― 이하진 인터뷰
덜덜 떨면서도 기어이 용기를 내는
― 송송이 인터뷰
세상에 그런 작가는 없다
― 다드래기 인터뷰
왔다 갔다 하면 멋진 그물이 짜이지
― 소만(천정연 인터뷰
평생 성장하는 마음, 매이지 않는 만화
― 국무영 인터뷰
추천의 말
만화책을 모아놓고 ‘불태우던’ 시절에서
누구나 웹에 만화를 공유하고 평가받는 지금까지
‘만화’라고 할 때, 당연히 손바닥만 한 흑백의 종이책과 만화 잡지를 떠올리는 세대가 있는가 하면, 휴대폰 액정 크기만큼의 컷을 빠르게 스크롤하는 웹툰이 당연한 세대도 있다. 만화는 그만큼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아온 장르이자, 또한 그만큼 오해받고 때로는 ‘박해’받아온 문제의 장르다. 저자는 1970년대에 만화 화형식이 이루어졌음을 상기한다. 이는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다. 말 그대로 만화책을 운동장에 한데 모아놓고 불태웠던 시절을, 지금 우리는 차마 상상하기 어렵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만화를 ‘밀수, 탈세, 도박, 마약, 폭력’과 묶어 사회 6대 악으로 규정했다. 저자는 그 악의 자리에 왜 하고많은 것들 중 하필 ‘만화’가 들어갔는지 질문한다. 독재자가 억압해야 하는 문화예술은 많고도 많았을 터인데 왜 만화였을까. 저자는 그것이 사회의 전반적인 ‘어린이 혐오’와 관련 있다고 추측한다. 당시만 해도 만화는 어디까지나 어린이들의 즐길거리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핍박받았던 만화의 과거와 비교하자면, 현재 만화의 지위는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일단 만화는 어린이만 보는 것이라는 말을,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1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웹툰 산업 매출액은 전년보다 64.6% 증가하여 무려 1조 원을 돌파했다. 인기 웹툰은 다시 종이책 출판이나 드라마 및 영화 제작 등으로 이어지며 2차 수익을 발생시킨다. 네이버의 도전만화, 다음의 웹툰리그처럼 아마추어 만화가들이 작품을 올리고 무한경쟁을 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여전히 ‘만화가’는 ‘먹고살’ 만한 직업이 못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적 인식이다. 만화가 거대 자본이 되는 이면에는 ‘배고픈 예술’, 혹은 ‘변변한 직업조차 못 되는 일’이라는 낙인이 존재하며, 거기에 플랫폼을 둘러싼 자본의 논리가 낙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