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말
서문
1부 장애물
1 서서히, 그러다 갑자기
2 자가면역이라는 미스터리
3 의사도 모르는 병
4 내가 나인 척
5 차트 위 숫자에 갇힌 환자들
6 대체 의학을 대하는 자세
7 점점 소용돌이의 바닥으로
8 의사는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다
9 면역, 그 우아하리만치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계
2부 미스터리
10 은유로서의 자가면역
11 스트레스 때문에 스트레스
12 웃음 치료
13 의심스러운 단서
14 최악의 순간
15 라임병 광인
16 다시 쓰는 미래
17 남겨진 질문들
3부 치유
18 누구도 섬은 아니다
19 희망의 이유
20 지혜 서사
감사의 말
주
참고 문헌
제목 없는 질병, 완결 없는 고통
─현대 의학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아픈 몸의 이야기
대학을 졸업하고 갓 취업한 무렵, 오로크는 팔다리를 칼로 찔러대는 듯한 ‘전기 충격’을 아침마다 겪기 시작했다. 어지럼증, 피로감, 관절 통증, 기억력 감퇴, 식은땀 같은 증상도 수시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밤마다 두드러기 때문에 깬 적도 있었는데, 병원 검사에서는 아무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이런 불편감이 올바르지 않은 식습관 탓이라고, 즉 자신이 관리를 제대로 안 해서라고 생각했다. 극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에 갈 뻔했을 때, 의사에게 물어보니 “월경통은 누구나 겪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른 병원에서 검사해 보니 자궁내막증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의사는 별일 아니라는 듯 진통제만 처방했다. 대장암으로 어머니를 잃고 나서 몇 달간 림프절이 아팠을 때는 슬픔 때문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젊고 여기저기 아픈 여성으로 서른 중반이 된 어느 여름, 베트남 휴가에서 돌아온 뒤 2주 넘게 독감 유사 증상에 시달렸다. 이때부터 병은 본격적으로 악화했다. 신간 집필, 작가 레지던시, 이혼한 남편과의 재결합, 임신 계획 등 한창 미래를 향해 의욕적으로 나아갈 참이었는데, 당장 너무 피곤해서 노트북 모니터를 쳐다볼 수도 없었다. 자가면역성 갑상샘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호르몬제 복용하는 한편, 일을 쉬면서 건강을 되찾는 데 몰두했다. 그 덕분인지 한동안 병세가 호전되고, 자가면역질환이 있음을 나타내는 자가항체도 사라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침대에서 일어날 수도 없을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어떤 의사도 통증이 계속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20세기 이래 의학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인류의 삶에서 거의 모든 질병을 몰아낼 기세였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검사를 해도 진단이 나오지 않거나, 원인이나 치료법을 몰라 오래도록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는 끊이질 않는다. 오로크가 겪은 자가면역은 미국에서 암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환자 수가 5000만 명을 헤아리는 이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