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엄마.”
경이로운 생명의 탄생과 첫 만남
《엄마의 노래》는 아기 혹등고래가 엄마 고래의 배 속에 있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더없이 아늑한 그곳은 경이로운 우주와도 같은 공간으로, 엄마가 불러 주는 노랫소리는 아기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줬지요. 곧이어 아기 고래는 처음 세상에 나와 엄마와 다정한 첫인사를 나눕니다. 바닷속의 다양한 생물들을 만났을 때 엄마의 소리를 기준으로 작은 소리 혹은 큰 소리가 들린다고 얘기하는 아기 고래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합니다. 아기 고래는 엄마 친구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평화롭고도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이 평온한 시간은 영원할 것만 같았지요.
고래 사냥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이별
누군가를 지켜 주고 기억한다는 것
어느새 훌쩍 자란 아기 고래는 엄마와 함께 세상의 모든 바다를 가 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고도 없이 큰 비극이 찾아옵니다. 무시무시한 소리와 함께 포경선이 나타난 것입니다. 엄마는 온몸을 던져 아기 고래를 보호하려다가 그만 작살에 맞고 맙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포경선 ‘유신 마루’는 일본의 실제 포경선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으로, 여전히 고래잡이가 자행되는 현실을 고발하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긴박한 상황은 아기 고래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더욱 비극적으로 그려지며, 독자들은 고래 사냥이라는 문제를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됩니다.
치명상을 입은 엄마는 아기 고래를 감싸 안은 채 노래를 불러 줍니다. 생명을 다하는 순간까지 자식만을 생각하는 모습은 숭고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지요. 아기 고래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간직한 채 여행을 시작합니다. 엄마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아기 고래만의 방식으로요.
미술작가 이태강의 첫 번째 그림책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하는 깊은 바닷속 이야기
《엄마의 노래》는 조각, 설치미술, 회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미술 작업을 활발히 해 온 이태강 작가의 첫 그림책입니다. 철학적인 주제를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