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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기호와 탐닉의 음식으로 본 지리 : 축복받은 자연은 어떻게 저주의 역사가 되었는가
저자 조철기
출판사 따비
출판일 2023-11-25
정가 25,000원
ISBN 9791192169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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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7

1장 차나무와 홍차
홍차의 기원 19
전쟁을 부른 차 무역 28
누가 홍차를 지배하는가 36
차의 영원한 라이벌, 커피: 커피 세계화의 빛과 그림자 58

2장 사탕수수와 설탕
설탕, 참을 수 없는 달콤함의 유혹 73
사탕수수의 기원, 그리고 설탕 생산과 소비의 지리 76
신대륙에서의 사탕수수 플랜테이션과 노예무역 102
사탕수수 최대 생산국 브라질에 알코올 차가 즐비한 이유 117

3장 카카오와 초콜릿
카카오에서 초콜릿까지 129
카카오 플랜테이션과 초콜릿 생산과 소비의 지리 138
초콜릿의 상품사슬을 통해 본 슬픈 아프리카 152
당신이 모르는 초콜릿의 진실: 카카오버터 대신 식물성 유지 172

4장 기름야자와 팜유
라면의 우지 파동과 팜유의 화려한 등장 179
가장 많이 쓰이는 식물성 기름, 팜유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182
기름야자 플랜테이션과 열대우림 파괴 201
식물성 기름 팜유, 지속가능하려면? 214

5장 바나나
바나나, 인류가 재배한 최초의 과일 225
아시아에서는 식량,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수출품 227
다국적 농기업 치키타와 돌, 그리고 바나나 공화국 240
미래에도 바나나를 먹을 수 있을까 256

6장 새우
우리가 먹는 새우는 어디서 오는 걸까 279
핑크 골드 때문에 사라지는 맹그로브 숲 292
어제 먹은 새우, 노예노동의 산물이다 305
연결된 세계: 새우를 통해 본 자연과 인간의 관계 307

7장 포도와 와인
와인, 신들의 음료에서 만인의 음료로 317
테루아, 최고의 포도원에서 최고의 와인이 탄생한다 330
와인 생산과 소비의 지리, 그리고 문화 339

참고문헌 366
도판 출처 369
유럽인이 반한 맛, 지도를 바꾸다
이 책에서는 차나무와 홍차, 사탕수수와 설탕, 카카오와 초콜릿, 기름야자와 팜유, 바나나, 새우, 포도와 와인을 다룬다. 이 중 지중해성 기후에서 자라는 포도와 그 포도로 만든 와인을 제외하면, 모두 열대 및 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키워져 다국적 기업이 가공, 전 세계로 유통하는 식품들이다(새우 또한 열대 및 아열대 국가에서 플랜테이션과 다를 바 없는 양식장에서 키워진다는 데서 성격이 비슷하다.
애초에 차와 설탕, 초콜릿, 팜유, 바나나도 제 고향에서 그 지역 주민들의 신토불이를 이루는 음식이었다. 그러나 유럽인이 이 음식들에 맛을 들이면서 이 음식과 사람들의 운명이 바뀌었다. 중국에서 차를 들여오면서 누적된 적자를 메우기 위해 영국은 아편전쟁을 일으켰고, 영국이 홍차에 매긴 과도한 관세 때문에 미국은 보스턴 차 사건을 일으켜 독립을 향해 나아갔다. 유럽에서의 설탕 수요가 점점 커지자 짧은 시간 동안 사탕수수 수확과 설탕 가공에 집중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는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노예를 끌고 오는 삼각무역이 형성되었다.
유럽의 제국주의는 피식민지 수탈이 한계를 맞자 아예 식물을 이주시키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차와 카카오다. 영국은 중국에서 차를 수입하는 것으로 자국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자, 아예 차나무를 중국에서 빼돌려 자신들의 식민지 인도와 스리랑카, 그리고 아프리카에 이식했다. 온대 및 아열대의 작물이었던 차는 열대 지역의 고지대로 옮겨져 플랜테이션 작물이 되었다. 18세기 후반 아메리카의 카카오 농장에서의 끔찍한 노예노동이 지탄의 대상이 되자, 초콜릿 기업들은 아예 카카오나무를 서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로 이식했다. 더 이상 라틴아메리카로 노예들을 불러들일 수 없게 되자 카카오를 노예들의 고향인 아프리카로 가져간 셈이다.

코트디부아르와 네덜란드, 누가 상품사슬을 지배하는가
카카오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는 서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다. 2018년 기준 전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