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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 ‘계신다’는 것과 요양원에 ‘사신다’는 것
『우리 부모님은 요양원에 사십니다』에는 <보아스 골든케어>라는 돌봄 공동체를 설립하게 된 요양원 원장의 사실적인 이야기가 소박하지만 진솔하게 담겨 있다. 짧은 글들 속에 여운이 남는 것은 글쓴이의 실제 경험과 느낌이 꾸밈없이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 부모님을 모시며 겪었던 나의 고민과 경험이 다른 보호자나 어르신께 도움이 되길 소망했다. 그런데 써나갈수록 과연 이 글이 어떤 도움이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생생히 묘사한 이야기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아 역시 요양원은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더욱 공고히 만들게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웠다. -들어가는 말에서
글쓴이가 요양원 원장이라는 부담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이 책을 펴내게 된 까닭은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홀로 많은 고민과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이 책은 소소하게 보이는 이야기들 속에 노년의 삶이 왜 중요한가를 일깨워준다. 그렇기 때문에 요양원이라는 돌봄 시설이 막연히 노년의 마지막 날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요양원은 노년의 삶을 사는 중요한 곳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요양원은 그저 ‘계시는’ 곳이 아닌 삶을 ‘사시는’ 곳이어야 한다는 책의 제목, 『우리 부모님은 요양원에 사십니다』 는 의미 있어 보인다.
이 책 속의 요양원에 관한 어느 이야기가 어떤 이에게 새롭지 않은 이야기처럼 보일지라도 뻔한 이야기가 되지 않는 것은 글쓴이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가 꿈꾸는 돌봄 공동체의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책 속에서
많은 이들이 시설에서 보내는 여생을 삶의 나쁜 마무리처럼 여긴다. 실제로 일어나는 폭력과 사회가 요양원을 바라보는 폭력적인 시선, 그 모든 게 어르신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자식들에게 폐가 되지 않기 위해 선택해야만 하는 곳. 왜 사람들은 요양원을 그런 곳으로 인식하고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