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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달이 사라졌다 - 고래뱃속 창작동화 12
저자 김전한
출판사 고래뱃속
출판일 2023-11-20
정가 12,500원
ISBN 9791193138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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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그날, 우리에게 생긴 일

“여기는 지상, 다시 한번 응답하라, 삐리리리. 휴스턴, 여기는 아폴로 11호.”
1969년 7월 21일,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바로 그날입니다. 사람들은 이 놀라운 소식을 믿기 어려워하지만, 수남은 사람들과는 다른 이유로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텔레비전 속에 펼쳐진 황량하기 그지없는 사막의 회색빛 표면 위에는 아름다운 달의 선녀 상아가 아닌, 풍선 같은 우주복을 입은 사람이 두둥실 서 있습니다.
“달나라 그거 별것도 아이네.”
이웃집 정동이가 말합니다. 하지만 수남이는 별것 아닐 리가 없는 달나라를, 수남이를 이끌어 주고 눈부신 일상을 가능하게 했던 바로 그 달나라를 아직 놓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날 그 순간, 수남이는 이유를 알 수 없이 별안간 달의 기운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배 속의 새끼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던 암소 뚝심이도, 늘 대화하던 숲속의 벌레들과 나무들도, 더 이상 수남이에게 말을 걸어오지 않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시간이 멈춰집니다. 숲속의 모든 것이 창백해집니다. 수남의 귀에는 이제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_본문 53쪽

상아가 약속했던 꿈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듯 생생하게 읊조리는 문체로 전해지는 동화, 『달이 사라졌다』는 신비한 달의 기운으로 살아가던 산골 소녀 수남이가 인류의 달 착륙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이 이루어진 바로 그날 역설적이게도 달을 잃어버린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수남이를 제외하곤 모두에게 기적이었던 일이 도리어 수남이의 마법을 앗아가 버린 것이지요. 어쩌면 작가는, 무궁무진한 과학의 발전으로 인류는 꿈처럼 닿을 수 없는 장소였던 달에까지 닿을 수 있게 되었지만, 바로 그로 인해 우리는 우리의 꿈과 상상으로 가 닿을 수 있었던 환상의 세계를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미지의 세계, 상상과 꿈으로 가득했던 세계가 황량한 사막으로 눈앞에 펼쳐질 때, 우리는 마치 산타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