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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최순덕 성령충만기 (양장
저자 이기호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04-10-25
정가 15,000원
ISBN 978893201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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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햄릿 포에버
옆에서 본 저 고백은 - 告白時代
머리칼 傳言
백미러 사나이 - 사물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간첩이 다녀가셨다
최순덕 성령충만기
발밑으로 사라진 사람들

해설 ㅣ 삐딱한 욕망의 카니발 - 우찬제
작가의 말
거짓 고백이 판을 치는 세상, 비루하고 힘없는 이들의 ‘황홀한’ 우화(憂話. 황혼녘의 이야기판에 뛰어든 활달한 이야기꾼의 신명기!

작가는 이 단편집에서, 2004년에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엽기 살인 행각으로 사람들 입질에 오르내린 ‘보도방’ 문화(「버니」를 비롯해 절에서 길러진 고아 소녀(「머리칼 전언」, 지하철 앵벌이(「옆에서 본 저 고백은」, 생활에 찌든 무능한 가장(「최순덕 성령충만기」, 자기 이름 석 자밖에 쓸 줄 모르는 청년(「백미러 사나이」, 민통선 근처서 감자밭 가꾸기에만 여념이 없는 순박한 아낙(「발밑으로 사리진 사람들」 등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신 우리 사회 주변부로 소외당한, 게다가 교양이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막돼먹은’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소재로만 보면 그다지 이채로울 게 없는 듯하나, 저잣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자잘한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닦고 조이고 기름을 쳐서” 윤택하게 재생산해낸 재주 부림은 단연 그만의 비범한 능력이다. 거기다 여러 가지 직접화법(「햄릿 포에버」의 피의자 조서, 「버니」의 랩 가사, 「최순덕 성령충만기」의 성경 의고체 말투, 「발밑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액자소설 형식의 형식을 빌려 독자들을 이야기판으로 불러들여서 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때 독자는 청자로 거듭나 이야기 속에서 함께 소통하는 적극적·능동적 주체로 탄생하게 된다.

이렇게 이기호의 소설은 감각적 문체와 소재로 무장한 뮤직비디오나 영화 같은 비주얼 아트에 비견되는 근래 젊은 작가들의 작품 세계와는 현격하게 구별된다. 투박하나 정겨운 소설 본연의 자리를 파고드는 그의 무던한 노력은, 우리네 마당놀이나 서양의 카니발 같은 축제의 장으로서의 이야기판을 만들어낸다. 1인칭 직접화법의 단조로움과 일상성을 극복하기 위해 구사한 ‘우의적 말투’나 문장 사이사이 교묘하게 숨어든 ‘조롱’과 ‘냉소’는 다양한 이야기 스타일 계발과 자신만의 재미있는 말법을 구사하기 위한 작가의 노력의 일환이자 긴하게 선택된 전략이다. 한껏 어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