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이 같아서 괴로울 줄이야.
우리가 같이 좋아하는 사람이 연예인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좋아하는 남자애는, 휴! 같이 좋아할 수도 없다."
흔한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안 흔한 우정’과 ‘특별한 사랑’
《고백시대》에는 네 명의 중심인물들이 등장한다. 6학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채하나, 하나의 오랜 단짝이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질투와 열등감을 느끼는 오수영, 수영이와 하나 두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김현성, 그리고 철없는 고백으로 친구와 부모님 모두와 크게 갈등하는 위기의 왕호찬까지. 같은 반 아이들인 이 네 명은 모두 각 챕터의 화자가 되어, 좋아하는 마음들이 얼키설키하게 꼬이고 만 희대의 ‘학급 고백 사건’을 각자의 시선으로 경험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쌓아 간다. 미숙하고 어설프지만, 그래서 더욱 미워할 수 없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들 모두를 응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4인방의 다사다난한 사랑 이야기 외에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같은 반 친구 신효재, 박헌재의 이야기도 <고백 시대>에 읽는 재미를 더한다.
“나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 고통스럽다.
그런데 하나도 나 때문에 고통스러웠다니…….
고백에는 고통이 따를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사람과 사람 간의 감정, 예의에 관한 이야기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혹은 이별을 통보한 것에 격분하여 짝사랑하거나 교제하던 상대방에게 폭행을 가하고 끝내 살인까지 이르는 사건들이 최근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안전 이별’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데이트 폭력이나 스토킹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이다. 정이립 작가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해지는 이런 폭력 사건들에 충격을 받아 <고백 시대>를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내 마음이 소중하듯이 거절한 상대방의 마음도 소중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잊고 그저 내 마음이 다친 것을 못 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