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06
시작하며 08
01 내 앞에 지옥문이 열린 줄도 모르고 17
02 어쩌다 나는 천안까지 갔을까 23
03 가진 것도 없으면서 전세를 얻은 이유 26
04 바퀴벌레, 녹물, 매연 냄새 없는 집을 찾아서 29
05 리첸스 1004호를 만나고 34
06 나의 살던 고향은 대치동 빨간 벽돌 빌라촌 44
07 전세로 사는 행복 48
08 회사란 원래 이런 곳일까 51
09 회사 밖은 지옥이라고요? 회사가 이미 지옥인데요 56
10 원래 내 꿈이 뭐였더라 62
11 내 인생을 살리러 온 나의 구원자, GYC 67
12 부동산 사장님, 나한테 왜 이러세요 70
13 아무튼, 퇴사 76
14 태어나 처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79
15 경매는 경매, 교육은 교육 84
16 헝가리에서도 세입자는 을이더라 91
17 매달 300만 원을 갚아야 하는 빚쟁이가 되다 95
18 헝가리에서 서서히 망가지다 101
19 효도 여행이라 쓰고 현대판 고려장이라 읽는다 107
20 리첸스 1004호, 다시 찾은 지옥의 문 111
21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손님이 남긴 것은 먹지 말 것 117
22 집이 낙찰되었다 121
23 나의 건물주가 자살해주기를 127
24 집주인 얼굴을 떠올리며 생선 대가리를 내리쳤다 132
25 낙찰자님, 한 번만 사정을 봐주시면 안 될까요 136
26 탈피기보다 무서운 은행 빚 142
27 고소, 그리고 MBC 인터뷰 146
28 죽지 말아요, 우리 151
29 빚이 있다고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 155
30 지금은 신라면도 사치다 159
31 엄마, 용돈 좀 보내주세요 163
32 낙찰자가 새로운 집주인이 되었다 166
33 피해자를 적대세력이라 부르는 나라 172
34 긴급 지원 정책이 발표되었다 177
35 서류 지옥이 이런 것일까 181
36 긴급생계지원금과 신라면 스무 개 185
37 나라는, 거대한 시한폭탄 191
38 나는 대한민국의 정글피시 194
39
2021.07.05 - 2023.10.02
시청, 법원, 경찰서, HUG, 주거복지재단까지
전세 사기 피해자가 2년 넘게 발로 뛰며 써내려간 820일의 기록정부의 잇따른 대책 발표와 특별법 시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국으로 끊임없이 확산되는 전세 사기. 올 상반기에만 이미 네 명의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최근 수원에서 또다시 전세 사기 범죄가 발생하면서 사람들의 불안이 또다시 가중되고 있다. 그리고 이 범죄의 가장 큰 피해자들은, 여타의 경제범죄 피해자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대학생 등 젊고 가진 것이 많지 않은 2030 세대였다.
한국에만 존재한다는 전세 제도는 지난 50년간 일종의 ‘사금융’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왔다.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넣거나 투자해 돈을 불릴 수 있었고, 세입자는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하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사글세에서 월세를 거쳐 전세, 자가로 이어지는 이른바 ‘주거 사다리’에서 전세 제도는 가장 안정적인 자가 소유로 올라설 수 있게 도와주는 마지막 디딤돌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온 전세 제도에 왜 이렇게 허점이 많을까? 수천 명의 피해자가 수천억 원을 떼이는 동안 국가는 무엇을 했을까? 왜 똑같은 피해가 1년 내내 되풀이될까? 무엇보다, 왜 제대로 처벌받는 가해자들이 드물까? 한 사람이 수백 채씩 집을 사들이는 동안 왜 어떠한 감시망도 작동하지 않았으며, 사기 전과가 있거나 자격증도 없이 활동하는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왜 이리 많을까?《전세지옥: 91년생 청년의 전세 사기 일지》는 2020년 7월 생애 첫 전셋집을 얻은 평범한 청년이 하루아침에 전세보증금을 모두 날린 이후로, 피해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2년 넘게 발로 뛰는 과정에서 보고 듣고 겪은 일들을 기록한 책이다. 먼저, 부동산 공인중개사인 친척 어른의 조언을 바탕으로 아무리 신중하게 집을 구해도, 일단 전문 사기꾼들이 설계해둔 판에 걸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