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 현대 오목눈이 사회!
〈호기심 많은 한 젊은이가 내게 말을 건다. 길가에 서서 나무를 열심히 올려다보고 있으니 무슨 일인지 무척 궁금했단다. 쌍안경 너머 오목눈이들 모습을 보고 나더니 길가 가로수에 이렇게 귀여운 새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해 보지 않았다며 감사 인사를 한다. 걸음을 옮기면서도 연신 뒤돌아본다.〉
공원 대왕참나무 주변으로 자그마한 새들이 휙휙 날아다닙니다. 무슨 말들을 그리 나누는지 즈르즈르, 쓰쓰쓰거리는 소리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합니다. 몸길이 14cm 남짓이지만 그마저도 꼬리가 8cm나 되는 작은 새 오목눈이입니다. 우리나라 텃새이지만 워낙에 조그맣고 대개 나무 위에서만 지내기에 바닥으로 내려오는 일이 거의 없어 의외로 낯설 수 있어요. 그러나 생김새나 소리에 익숙해지면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었나 싶을 만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답니다.
〈까치가 두 마리나 오목눈이 광장에 내려앉는다. 또 전쟁이다. 그 소리에 새끼들도 두려운지 둥지 안으로 알아서 쏙 들어간다. 부부, 헬퍼가 함께 5분이나 경계 소리를 낸 끝에 결국 까치를 내쫓는다. 헬퍼와 아빠는 까치를 끝까지 따라가고 엄마는 둥지로 와서 새끼들에게 먹이를 준다. 그러면서 새끼들 마음도 안정시키는 거겠지. 새끼들은 다시 배가 고파 오는지 엄마 소리만 들려도 둥지 입구를 차지하려고 난리다. 도저히 입구를 차지하기가 어려웠는지 한 마리는 입구 쪽 천장을 뚫어 부리를 내민다. 다른 새끼들은 둥지 옆구리를 뚫기 시작한다.〉
조막만 하고 동글동글한 몸집에 콩알처럼 박힌 까만 눈. 앙증맞은 생김새 때문에 사는 모습도 아기자기하기만 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닙니다. 특히나 번식기인 3월부터 새끼들이 자라 모두 둥지를 떠나는 5월 무렵까지 오목눈이의 일상은 전쟁이 따로 없어요. 집을 구하고 짓고 새끼를 키우느라 눈코 뜰 새 없는 부모, 좁은 둥지에서 옥작복작 지내며 자라느라 허덕거리는 새끼들. 먹고 살기만도 바쁜데 걸핏하면 오가는 천적에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르는 위험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