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죽음
아버지와 모국어 | 살아 있는 언어의 죽음 | 모국어 상실의 메커니즘 | 독일어를 잃어버린 독일계 유대인 | 소외당하는 소수 언어 | 영어와 맞바꾸다 | 모국어를 애도하기 | 경쟁하는 언어 | 언어를 멸종시키려면 | 바이러스와 언어 | 무너지는 문법: 쇼쇼니어 | 기로에 서 있는 언어학 | 세계를 품고 있는 단어 | 마치 아이가 죽는 기분 | 이중언어의 가능성
2장. 꿈
성공은 영어로 말한다 | 모국어를 잃고 얻는 것 | 언어의 빈부격차 | 천진한 차별 | 언어적 편견, 사회를 구분짓다 | 언어의 우열: 퀘벡 프랑스어 | 하와이 크리올어와 흑인토착영어 | 언어의 권력은 이양되는가 | 서로 다른 이야기를 지니는 이민자들
3장. 이중성
자아 분리 클럽 | 언어에 따라 성격이 바뀐다고? | 언어에도 영혼이 있을까 | 언어가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 | 잃어버린 모국어를 찾아서 | 제2언어와 하나가 될 수 있을까? | 틈새와 하이픈의 유혹
4장. 갈등
왜 저 사람들은 영어를 쓰지 않는 거야? | 여러 음이 공존하는 마음 | 새로운 언어가 모국어를 지배하는 방식 | 언어의 탄력성 | 그래서, 이중언어에도 장점이 있는가 | 언어와 효용의 문제 | 다양성의 축복과 두려움 | 두 커뮤니티 사이에서의 줄다리기 | 트랜스랭귀지, 이상적인 학습법 | 불협화음의 미학
5장. 회복
다시 만난 체코어 | 우리의 뇌가 언어를 기억하는 방식 | 아이와 성인의 차이 | 잃어버린 모국어를 되찾을 수 있을까? | 언어 둥지, 우리가 회복하기 위하여 | 단순한 언어와 복잡한 언어 | 역사를 관통해 살아남다: 히브리어 | 문화의 소생
6장. 고향
내 집은 어디인가? | 지배 언어와 공존하기 | 온몸으로 마주하는 언어 | 언어에 숨을 불어넣기: 블랙풋어 |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미치프어 | 나와 당신의 이야기
감사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모국어를 잃어버렸던 언어심리학자,
언어의 탄생과 소멸을 기록하다
우리는 날 때부터 모국어를 지정받는다.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한국어가,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영어가 모국어가 되는 식으로. 이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더구나 언제 어떻게 배웠는지도 모르게 모국어에 유창해진다. 어른이 되어서 제2외국어를 배워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몰랐던 언어를 배우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얄궂게도 유창성은 투자한 시간과 꼭 비례하는 것도 아니라서, 원어민처럼 그 말로 생각하고 꿈을 꾸기까지는 얼마간의 타고난 감각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습득하고 완전한 ‘이중언어 사용자’가 된 이후에는 어떨까. 모국어와 제2언어가 자아를 사이좋게 나눠 가질까? 언어와 자아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만약 이중언어를 사용한다면 자아도 두 개로 나뉘게 될까? 혹시, 우리의 머릿속에서 두 언어가 주인공 자리를 두고 다투는 건 아닐까? 그러다 더 힘이 센 언어가 더 약한 언어를 밀어내고, 그것도 아주 영영 밀어내고, 한 가지 언어로만 말하게 될 수도 있을까?
『이중언어의 기쁨과 슬픔』을 쓴 저자 줄리 세디비는 언어심리학자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나 두 살 때까지 그곳에 머물다가,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를 거쳐 캐나다 몬트리올로 가족 모두가 이주했다. 체코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 인간이 가장 극적으로 변화하는 유년기에 이렇듯 다채로운 언어를 온몸으로 통과해낸 저자는 운명처럼 언어심리학에 이끌렸다. 그중에서도 체코어는 그녀의 모국어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캐나다에 정착한 이후 ‘주류 언어’인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비주류 언어’이자 ‘이민자의 언어’인 체코어는 자연스레 뒷전으로 밀렸고,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렸다. 체코어의 죽음을 애도하는 일은 그녀의 아버지가 고향 땅에서 숨을 거둔 후부터 시작되었다. 그녀가 모국어로―비록 몇 가지 단어를 서툰 발음으로 드문드문 말하는 수준이었지만―대화를 나누던 유일한 사람이었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