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내 소개는 간단하다. “양다솔입니다. ○○의 친구입니다”
양다솔 작가의 이런 ‘너무한 우정공세’에는 오래된 기원이 있다. 아이들이 집에 놀러오면 어린 양다솔은 같이 놀기는커녕 내내 문간을 지키고 서 있었다. 친구들이 곧 자리를 털고 집으로 돌아갈까 봐서. “나 내일 전학 가”라고 꾸며내기도 했다. 친구들의 마음을 붙들어두고 싶어서. 내일이면 들통 날 거짓이래도 오늘 친구들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했기 때문에. 타인에게 몹시도 진심이었던 그 아이는 어른이 되어 어린 양다솔의 그 마음은 ‘이런 나를 혼자 두지 마’라는 마음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의 안에는 여전히 문턱을 지키고 섰던 아이가 남아 있다. 친구들과 통화를 즐겁게 마친 날이면, 바위처럼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것들이 훌쩍 가벼워진 듯하고 끝없이 솟아나는 비관적인 생각들도 잠시 딴청을 피웠다.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돌연 귀엽게 느껴지면서 비로소 모두에게 웃음을 주는 일화가 된 듯한 느낌도 들었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혼자가 아니라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잠시나마 받아들일 수 있었다.
_친구에 몰두했다. 그것이 살길이었다
작가는 어려서부터 자신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늘 스스로를 버거워하고 몹시 끔찍하다고 여겼다고 한다. 그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도 생각했다. 그는 차라리 친구들을 사랑했다. 그리고 그들이 돌려주는 사랑을 빌려 자랐다. 언제나 자신의 생각을 믿는 것보다 친구들의 말을 믿는 것이 더 쉬웠고, 친구들을 믿는 마음을 조금씩 반사하여 그 자신을 믿었다. 말하자면 작가는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신히 스스로를 지켜냈다. 한편 그가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도록 해준 존재가 바로 친구였기에, 『아무튼, 친구』에는 산과 절(또는 산 속의 절의 이야기, 그리고 고양이 친구들,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 또한 담겨 있다.
_눈밭을 달리는 강아지처럼, 소나무 옆에 피어난 송이버섯처럼
양다솔은 누군가의 친구로 소개되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그들이 뿜어내는 빛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