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제1부 댕댕이를 만드는 중이에요
아이스크림과 시 | 소금쟁이와 자전거 | 달팽이 전용 도로 | 돼지 | 낮달 | 댕댕이를 만드는 중이에요 | 6에서 7까지 | 8=눈사람 | 이상한 하루 | 관찰 | 안간힘 | 집토끼 아님
제2부 매일 금요일처럼 살고 싶어요
아기 펭귄들이 책을 읽다가 | 귀여운 도둑 | 눈사람과 고요 | 금요일 소녀 | 귀신 빅 세일 | 곰을 관둬야 하나? | 어른이 되려니까 | 양말 가게 | 입동 | 천사에게 개를 빌림 | 마법이 필요하면 봐 봐 | 깍두기 공책
제3부 천사들이 과자 사러 가는 백화점으로
드론 | 천사들이 과자 사러 가는 백화점으로 | 내가 나에게 미안한 저녁 | 서커스 | 부자가 된 기분 | 햇볕 11페이지 | 달밤 | 크로마뇽인 | 언젠다는 개도 새를 공부할 테죠 | 할머니 | 화가 잔뜩 나 집을 뛰쳐나온 어느 날
제4부 우산은 비를 안아 줄 수 없지만
그림자 일기 | 사탕 | 마음 동화 | 캥거루와 친합니다 | 나의 아름다운 체험 학습 | 토끼잠 | 감자와 달 | 마술사의 힘을 빌려 | 가끔은 섬처럼 | 우산은 비를 안아 줄 수 없지만 | 엄마의 춤 | 가만히 외롭고
해설|천사에게 빌린 시집_송미경
“쉿! 어른들은 모를 거야.”
고루한 언어에 맞서는 발칙한 상상력
동시와 시, 평론을 넘나들며 작품 세계를 확장해 온 김륭 시인의 동시집 『햇볕 11페이지』가 출간되었다. 오래도록 개성 있고 도전적인 시를 선보였던 시인의 시선은 부지런히 동심을 받아 적는 사이 더욱 웅숭깊어졌다.
길에서 태어난 길고양이 씨는 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집에서 태어난 집고양이 씨는 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길고양이 씨와 집고양이 씨는 공원 벤치에 앉아/햇볕을 쬐기 시작했다. 둘은 저마다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집과/마음 편히 다닐 수 있는 길이 급하다고 생각했지만/이내 가르릉 가르릉 졸기 시작했다.//산책 나온 개가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꿈속으로 이사하고 있었다.//이건 학원 가기 싫은 내가/샛길로 빠져 슬그머니 펼쳐 보는/햇볕 11페이지._「햇볕 11페이지」 전문
『햇볕 11페이지』엔 골똘히 생각에 잠긴 아이들이 등장한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 몰래 딴생각에 열중하기도 하고(「아기 펭귄들이 책을 읽다가」, 학원 가는 길에 슬그머니 샛길로 빠져 몽글몽글한 상상에 푹 빠지기도 한다(「햇볕 11페이지」. 무슨 꿍꿍이인 걸까?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또 뭘 하냐고”(「내가 나에게 미안한 저녁」, 딴짓하지 말고 집중하라고 한 소리 하는 어른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인은 시집에 사는 아이들의 몽상을 사려 깊게 받아 적는다. 정해진 답을 찾는 대신 미지의 땅에 발을 내딛는 어린이를 응원하며,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이라도 “어딘가에 문이 숨겨져 있을지/모른다”고 귀띔한다(「마법이 필요하면 봐 봐」. “어른들은 믿지 않거나 우습게 넘길 (… 이야기들도 현실처럼 누리는”(송미경, 해설 「천사에게 빌린 시집」 동시의 세계 안에서, 독자들은 자유로운 상상의 날개를 얻게 될 것이다.
비처럼 다정하게, 햇볕처럼 장난스럽게
내가 나를 안아 주는 법
시인은 “신나게 노는 한 무리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저 혼자 멀리 떨어져 앉은 아이”의 마음에도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