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우리가 처음 만나는 조선판 쩐의 전쟁
1장 돈에 살고 돈에 죽는 지극히 인간적인 조선과의 만남│전쟁의 서막
선비의 나라에서 벌어진 진흙탕 돈 싸움
이성계가 부동산을 투기한 사연은?
조선소송실록 1 500년 소송의 나라의 탄생
2장 예쁜 자식에게 매 대신 유산 하나를 더 주고…│첫 번째 전쟁: 형제간의 유산 다툼
이순신은 편애로 유산을 많이 받았다?
서자에게 재산을 다 뺏긴 적자의 투쟁기
조선소송실록 2 ‘척’진 사람들을 위한 고소 첫걸음
3장 상속으로 얽히고설킨 양반댁 콩가루 싸움│두 번째 전쟁: 친척 간의 유산 다툼
장화와 홍련은 부자라서 미움받았다?
돈 때문에 종가를 팔아먹은 양자들
조선소송실록 3 조선에서는 변호사를 쓰면 불법이었다?
4장 그 노비는 어떻게 소송에서 양반을 이겼나?│세 번째 전쟁: 이웃 간의 재산 분쟁
영의정은 왜 고리대금업을 했을까?
정약용이 돈 많은 노비에게 한 말
조선소송실록 4 춘향이는 다 계획이 있었다
5장 대들고, 등쳐 먹고, 도망치는 재산들│네 번째 전쟁: 노비를 두고 벌어진 싸움
사람을 물건처럼 주고받을 수는 있었지만…
그들은 왜 친척을 자신의 노비라고 우겼을까?
돈 때문에 자신이 노비라고 주장한 사람이 있다?
조선소송실록 5 과학 수사가 없던 시절에 친자 증명하기
6장 억울하게 빼앗긴 돈이 불러온 거대한 분쟁│다섯 번째 전쟁: 부당한 세금과의 전쟁
12년 동안 죽은 남편의 세금을 낸 이유
한강을 둘러싼 어마어마한 이권 쟁탈전의 승자는?
조선소송실록 6 가난해서 이혼당한 남편의 위자료는 얼마?
나가며 역사는 재미있다, 정말로
양반과 노비의 재산 싸움부터 고리대 놓는 양반 마님까지
돈 때문에 ‘척’진 사람들의 소송의 기술
1554년 지금의 전라북도 장수현(당시 침곡에서 양반과 노비가 한판 소송전을 벌였다. 이 소송은 양반인 이문건과 노비인 내절금이 어떤 비옥한 땅을 놓고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며 벌어진 일이었다. 양반 대 노비의 소송이라니 승부의 결과가 무척이나 뻔해 보인다. 아니, 그 이전에 양반과 노비가 소송을 통해 나름 평등하게 시시비비를 가려 볼 기회가 있었다는 자체가 무척 놀랍지 않은가?
내절금은 자신의 어머니가 이문건에게 강요를 받아 어쩔 수 없이 바친 땅이기에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했고, 이문건은 자신의 노비가 바친 땅이므로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했다. 이 소송전의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이문건은 이 소송의 결과를 자신의 일기인 《묵재일기》에 기록하지 않았고, 소송 이후에도 땅 주인은 여전히 내절금이었다. 그렇다. 놀랍게도, 이 둘 사이의 소송은 노비인 내절금이 이긴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조용히 남편의 내조만 했을 것 같은 양반 마님들은 고리대를 놓았다. 당시 양반 마님들은 집안 살림 전체를 관장하는 리더였는데, 집안 살림을 더욱 불리기 위해 열심히 모은 돈을 이웃이나 노비에게 빌려주고 이율을 쳐서 돌려받는 식으로 돈놀이를 했다. 이런 빚 때문에 다투다 사람이 죽는 일까지 생겨나며,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이덕무는 양반 여인들에게 돈놀이를 하지 말라는 당부까지 따로 하기에 이른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가 이제까지 그 어떤 역사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기상천외하면서도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응원하게 되기도 하는 조선인들의 쩐의 전쟁을 소개한다. 누구나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할 수 있었던 조선, 신분에 상관없이 억울하다 외쳐볼 수 있었던 조선, 이제까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바로 그 ‘조선’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
딸을 위해 부동산을 투기한 임금이 있다?
노비가 양반을 고소해서 이겼다고?
재산, 신분, 세금으로 다시 알아가는 조선사 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