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골 피시방 ----- 6
진짜 이상한 할아버지 ----- 17
말도 안 되는 유튜버 스타 ----- 29
얼떨결에 조수 ----- 43
콩닥콩닥, 열쇠를 슬쩍! ----- 56
죄송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하고 ----- 68
두근두근, 봄이의 출산 ----- 84
게임만큼, 아니 게임보다 좋은 것 ----- 100
진짜 세상과 사람을 만나는 소중한 경험
부모와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줄다리기가 바로 ‘공부 대 게임’, ‘독서 대 휴대폰’ 같은 것들이다. 꼭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 문제인가 싶어 안타까우면서도 게임이나 휴대폰에 중독된 어린이들이 많아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비단 어린이들만의 문제일까. 휴대폰 하나 손에 쥐고 며칠의 자유 시간이 생긴다면 기뻐할 어른이 상당수일 것이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여가를 즐길 거리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새로운 재미를 찾아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반면 어린이들은 사정이 좀 다르다. 경험의 폭도 시간 활용에 대한 자율성도 어른들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어린이들의 경우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하루가 지나다 보니 재미있는 놀이를 많이 알지 못한다. 결국 그들은 틈이 나면 게임, 휴대폰, 인터넷 세상에 몰입하게 된다. 더구나 부모가 ‘공부 이만큼 하면 게임 한 시간 하게 해 줄게.’ 같은 조건부 보상 개념으로 게임이나 휴대폰 사용을 허락하면 상대적으로 공부와 독서는 재미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게임이나 휴대폰에서 떼어 내고 싶은데, 아이들은 계속해서 빠져드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
휴대폰 게임, 컴퓨터 게임에 목을 매던 환희가 ‘데이터 단절’이라는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밤골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환희에게 새로운 놀 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물론 환희가 처음부터 할아버지와 자기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놀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나중에도 그저 어느 여름 방학에 일어난 해프닝 정도로 여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와이파이를 쟁취하겠다고 애쓰는 과정에서 밭에서 고추를 따고, 뱀이 나타난 줄 알고 화들짝 놀라 논물에 휴대폰을 빠트리고, 송아지가 태어나는 걸 지켜보고, 할아버지 댁에 감자를 가져다드리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밤골에서 경험한 모든 일들에 환희가 조금씩 스며들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활용해 웬만한 일들이 비대면으로 가능해진 시대를 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