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파도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을 향한 인간의 본능적 애정에 대한 가장 완벽한 답
조금이라도 일굴 만한 흙이 있다면 도심 한가운데에서라도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있다. 침체된 마음을 훌훌 털어주는 ‘풀멍’과 집 안을 식물로 꾸미는 플랜테리어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일상에 적극적으로 자연을 들이지 않는 사람이라도, 걱정으로 머리가 복잡하거나 불면에 시달릴 때면 숲을 거닐거나 파도 ASMR을 찾게 된다. 우리는 왜 자연의 곁에서 기분이 나아질까? 단순한 기분 변화의 문제라 여길 수 있을까?
프랑스 대표 신경과학자인 저자 미셸 르 방 키앵 역시 같은 질문을 품었다. 학생들을 지도하고 강의를 이어나가던 어느 날, 그는 갑자기 안면 신경이 마비되어 얼굴을 움직이지 못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맞닥뜨렸다. 의사의 권고에 따라 진행 중이던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대도시인 파리를 떠나 시골로 향했고, 도시 소음이 없는 자연의 고요함 속에서 회복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단발성의 경험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프랑스에 봉쇄령이 내려졌을 때, 그를 숨 쉴 수 있게 만들어준 유일한 존재는 창문 너머로 보이던 작은 공원의 나무들이었다. 자연의 치유력을 여러 번 직접 체감한 그는 인간의 치유력과 회복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존재가 단연 자연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이 명제에 대한 과학적 증거들을 『자연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에 오롯이 담았다.
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하는 만족감의 비밀에 대해 파헤치는 이 책은 근대 신경과학의 기틀을 마련한 신경조직학자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이 발견했던 개별 독립체인 뉴런 간의 상호관계부터 전 세계 열여덟 개 나라에서 강, 바다, 호수와 같은 자연 속 푸른색이 정신 건강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조사했던 최근의 〈블루헬스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과학 연구를 망라하며 자연을 향한 과학적 이끌림을 증명해낸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