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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잘못된 길 : 1990년대 이후 래디컬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비판적 성찰
저자 엘리자베트 바댕테르
출판사 필로소픽
출판일 2020-02-26
정가 14,500원
ISBN 979115783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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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990년대의 큰 변화

CHAPTERⅠ 새로운 ‘방법 서설’
아말감의 논리
철학적 불안

CHAPTER Ⅱ 언급되지 않은 여성 폭력
생각지도 못했던 여성 폭력
여성들의 폭력
권력 남용

CHAPTER Ⅲ 모순
성의 실태
길들여진 성의 허구
여성적 성 본능의 유형

CHAPTER Ⅳ 퇴보
우리 각자가 서로 피해자라고 생각할 때
남녀 차이가 법적 효력을 지닐 때
함정

맺음말
옮긴이의 글 엘리자베트 바댕테르와 페미니즘 운동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입학 포기, 약자가 끌어내린 약자

2020년 2월, 숙명여자대학교 트랜스젠더 합격생 A씨가 결국 입학 포기를 결정했다. 최초의 트랜스젠더 여대입학자로서 성소수자를 위한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던 그녀의 바람과 달리, 숙명여대, 동덕여대, 성신여대, 이화여대 등 래디컬 페미니스트 모임을 필두로 조직적인 입학 반대 운동이 일어났다. 항의 전화와 반대성명, 온라인 서명운동이 점차 집요한 마녀사냥으로 번지며, 그녀는 결국 학내 반대여론의 부담과 조리돌림, 인신공격에 대한 두려움으로 입학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녀는 “성숙한 사람에게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는 더 알아가고자 하는 호기심이 되어야지, 무자비한 혐오여서는 안된다”며 “모든 사람의 일상을 보호해주기를, 다양한 가치를 포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제 바람에 공감해주시고 지지를 보내주신 여러 개인, 단체에 감사를 표한다”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에게 공평한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설립된 ‘여대’에서 사회적 약자, 소수자와의 연대를 원동력으로 확산되어야 할 페미니즘이 약자의 편에 서고자 했던 A씨를 끌어내린 것이다. 래디컬 페미니스트 진영은 입에 담기도 어려운 인신공격을 퍼부으며 생물학적 여성성을 정체성 삼아 집단적 반지성주의를 감행했다. 그들이 무기로 삼는 절대적 남성 혐오와 성별 분리주의에 대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악한 포식자 남성과 선한 희생자 여성이라는 가짜 정체성

생물학적 여성성을 무기로 내세운 그들의 행동에 정치적은 어디에 있나. XY, XX로 이분된 성별에 따라 약자와 소수로 양성을 구획하고, 남성을 절대악, 여성을 희생자로 묘사하며 피해자 서사에 여성을 밀어 넣는 이들의 서사는 공정성을 요구하던 페미니스트들의 노력을 단박에 무력화시킨다. 이러한 페미니즘 동향은 1990년대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대 프랑스의 페미니즘계에는 이미 제도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으며, 문화적으로도 개방성을 확립했음에도 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