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튀어나온 등을 가진 할아버지와 손자의 향기로운 마음 〈특등이 피었습니다〉
준이의 집은 동네에서 ‘툭등네’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할아버지의 ‘툭 튀어나온 등’ 때문이다. 요즘 들어 시 쓰기에 흠뻑 빠진 준이,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넘어서 은유와 상상의 영역을 배워가는 준이에게 ‘툭등네’라는 별칭은 점점 더 뼈아쁘게 느껴진다.
“할아버지는 ‘툭등’이 아니라 ‘특등’이에요. 제게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주 ‘특별한 사랑의 등’이에요.” 할아버지의 아픔을 조금씩 이해해 가는 준이는 이렇게 고백하지만, 여전히 툭 하고 떨어지는 모든 것이 싫다. 그리고 올해 유난히 꽃이 툭, 툭, 툭 많이 떨어지는 마당의 감나무는 준이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것이 다음 해를 위해 조금 쉬어가는 ‘해거리’임을 알게 된 후로, 그리고 할아버지 역시 몸을 회복하기 위해 그 ‘해거리’를 하고 있다고 깨달은 후로 마침내, 자그맣게 오그라들어 있던 준이의 마음은 되찾은 할아버지의 이름과 함께 활짝 피어난다.
샘터 동화상 심사위원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도 변하지 말아야 할 인간의 정을 따뜻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라고 심사평을 밝히며 이 작품을 대상작으로 꼽았다. 시시각각 많은 것이 달라지는 사회 속에서 결코 변하지 말아야 할 가장 근본적인 가치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다르게 살아온 남한 아이와 북한 아이의 하나되는 마음 〈리광명을 찾아서〉
미술 입시 스트레스로 엄마와의 다툼이 반복되던 날이 이어지자 충동적으로 몽골인 아빠를 따라 북한에 방문하게 된 ‘초록이’. 푸른 하늘과 맑은 바다 등 남한과 다를 게 없어 보이는 익숙한 풍경 앞에 서서 자신을 아프게 찌른 미술 선생님의 말들을 복기하던 초록이에게 입만 열었다 하면 생경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것이 ‘광명이’다. “여기디. 바다! 기러니까 남조선에서 동무는 화가가 되고 싶다고 했디?”
시커멓게 타들어 간 초록이의 마음을 비집고 들어오는 광명이의 손에 이끌려 초록이는 고기들이 빨랫줄에 대롱대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