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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한국의 근현대건축 : 다이어그램으로서의 역사 (양장
저자 정인하
출판사 열화당
출판일 2023-09-15
정가 45,000원
ISBN 9788930107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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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건축지형도와 다이어그램

1부. 개항과 식민 시대: 서구 근대건축의 수용
1장. 개항과 미완의 개혁
2장. 식민지 도시공간의 형성
3장. 근대 도시주거의 출현
4장. 근대적 재료와 구법의 도입
5장. 박길룡: 주거 개선과 사회학적 건축론
6장. 이상: 도시적 변모와 아방가르드의 탄생

2부. 개발 시대: 한국 건축의 정체성 탐구
7장. 도시의 확장과 건설 붐
8장. 도시 주거의 고밀화
9장. 전통 논쟁과 건축의 기념성
10장. 이희태: 비례와 형식 체계
11장. 김중업: 시적 울림의 세계
12장. 김수근: 휴먼 스케일의 공간 탐구
13장. 기술의 고도화와 의미론 탐구
14장. 김종성: 구축적 논리와 공간적 상상력

3부. 세계화 시대: 건축으로의 다원적 접근
15장. 리얼리티의 발견
16장. 이타미 준: 보편적 지역주의
17장. 우규승: 도시로서의 건축
18장. 정기용: 건축의 일상성
19장. 4.3그룹: 마당의 담론
20장. 한국에서의 랜드스케이프 건축

주(註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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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제공
세 가지 건축지형도

한국의 근대화는 서구보다 적어도 한 세기 이상 늦게 시작되었으나 지난 세기 내내 지배적인 이념으로 작용하며 건축과 도시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켰다. 저자는 푸코가 건축 담론에서 이야기한 단층선(fault line을 이십세기 한국 건축과 도시의 진행 과정에서 발견하면서, 이 단층선에 의해 역사적 흐름이 불연속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지적한다. 국가 권력의 작동 방식과 경제 구조, 도시화와 주거 문제, 재료와 건축의 생산 방식 등이 구조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단절을 경계로 한국 건축이 만든 ‘건축지형도’는 세 가지로 규정된다. 첫번째는 1876년 개항 이후부터 1945년까지의 식민지 근대 시기, 두번째는 1953년부터 1980년대 말까지의 소위 ‘개발 독재’ 시기이며, 세번째는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근대화 정착기와 세계화 이행기이다. 이러한 시대구분은 서구 근대건축의 역사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역사 서술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르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의 현실을 최대한 반영한 결과이다.

건축의 의미를 생산하는 방식-가능성의 장과 다이어그램

세 가지 건축지형도 속에서 건축 담론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조화되며, 이에 따라 건축 의미를 생산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진다. 본격적으로 책을 살펴보기에 앞서, 저자가 제안하는 두 가지 개념인 ‘가능성의 장(space of possibilities’과 ‘다이어그램(diagram’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여기서 ‘가능성의 장’은 물리적 환경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지배적으로 작용했던 외부적 조건을 가리킨다. 즉 기술적 사회경제적 가치는 건축가의 ‘바깥’에서 구조화되어 건축가의 의식과 실천을 한계 짓는 것이다. 오늘날 건축은 과거처럼 숙련된 장인들의 축조 행위로 정의되지 않으며 건축을 둘러싼 도시 구조, 법과 제도, 생산 방식, 미적 규범이 얽힌 지적 체계로 이해된다. 이들은 자본과 권력과 결합하며 가능성의 장을 형성하며, 건축의 의미는 여기에 대응하여 생산된다. 한편 ‘다이어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