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삶의 결을 곱게 다듬고자
현대는 기계문명 시대요, 스피드 시대다. 사람들은 기계 앞에서 리모콘만 누르면 필요한 것이 해결되고, 컴퓨터의 자판만 두드리면 문화인도 되고 지식인도 된다.또 감성은 쇠퇴해져 푸석푸석해도 지식의 칼날만 날카롭게 갈고, 각종 정보를 다양하게 확보하면 유능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것은 바람직한 인간상이 아니다. 사람에게서는 사람 냄새가 나야 비로소 사람다운 삶이 된다. 그리고 사람 냄새를 가장 진하게 나게 해주는 대표적인 문화 활동이 시를 쓰고 읽는 일이다.시는 인간의 영혼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정화시켜주는 빼어난 기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잠자고 있는 감성을 끄집어내어 삶의 결을 곱게 다듬어 준다. 이를 널리 확산, 보급시키고자 시집을 시리즈로 펴낸다.
간결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감성의 시
정정인 시인의 작품은 깔끔하고 단아하다. 그는 일체의 군더더기나 헤픈 칭얼거림 따위를 용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중세 유럽의 연금술사가 금을 정제하듯 정성을 다한다.그의 시세계는 넓고 다양하면서도 그 처리는 간명하다.인위적인 의식세계와 다양한 자연의 세계를 두루 넘나들며 때로는 관조하고, 때로는 핵심으로 파고들어 본질을 드러내 보여준다.
전체 100편의 시를 5부로 나누어 실었다.
제1부 <사랑 유전자>편에는 시집 주제시 <물방울 기르기>를 비롯하여 <애곡>, <동행자>, <편지1 . 2 . 3>, <그것을 묻고 있었어>, <기억> 등 미지의 연인, 또는 이상세계의 절대자에게 마음으로 들려 주는 밀어들이 작품화되어 있다.
제2부 <연민의 연주>편에는 부제시 <연민의 연주>를 비롯하여 <고향 찬가>, <고향 노트>, <연민의 꽃>, <추억> 등 지나간 시간 속의 이야기를 찾아내 반추하는 작품들이 실려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