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포퍼의 제자가 쓴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가장 ‘악명 높은’ 전기
비트겐슈타인이 《논리철학논고》를 탈고하고 ‘철학을 떠났다’고 알려진 1919년 이후 10년 동안의 삶은 아무런 기록도 쓰이지 않은 미스터리 기간이다. 칼 포퍼와 하이에크 등 오스트리아 출신 지식인에 관한 연구를 하던 윌리엄 바틀리는 우연히 비트겐슈타인의 생애에서 ‘암흑의 10년’이라 불리는 1919년부터 1929년 사이의 자료를 마주친다. 오스트리아 산간 마을의 초등학교 교사 시절 비트겐슈타인의 삶에 관한 자료를 조사함에 따라 당시까지 서로 연결되지 않아 설명할 수 없었던 부분들이 점점 아귀가 맞고 제 위치를 찾아가게 된다.
바틀리는 바로 이 ‘침묵의 시절’이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 빛을 던져줄 중요한 시기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논고》의 출간 이후 비트겐슈타인은 결코 철학을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탐구》에 나타나는 후기 철학을 지배하는 관심사들을 정식화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은 특히 비트겐슈타인의 동성애에 관한 내용을 최초로 폭로하여 서양 철학계와 지식사회에 커다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고, 저자는 학회로부터 제명되는 등의 필화를 겪기도 했다.
《논리철학논고》 이후 10년간의 교사 생활과 방황 시기
비트겐슈타인의 ‘잃어버린 시간’ 동안의 삶과 사상을 파헤친 문제작
칼 포퍼와 폰 하이에크 등 오스트리아 출신 지식인들에 관한 지적인 전기를 집필하던 바틀리는, 조사 중 우연히 비트겐슈타인의 ‘잃어버린 시간’이라 불리는 1919년부터 1929년까지 10년 사이에 관한 자료를 마주치게 된다. 비트겐슈타인이 철학사상 가장 중요한 책 중 하나로 꼽히는 《논고》를 탈고하고 ‘철학을 떠나’ 있던 이 시기에 대해서는 기록이 전무한 상태였다. 바틀리는 당시 오스트리아의 학교개혁운동 및 카를 뷜러의 심리학과 비트겐슈타인의 후기 사상 사이에서 어떤 연관성을 보았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비트겐슈타인이 교사 생활을 했던 오스트리아의 산골 마을인 트라텐바흐와 오테르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