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뼛속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제1부 | ‘응답하라, 삼국시대!’
제1장 주인을 위해 목숨 바친 소녀
창녕군 송현동 고분군 15호분의 송현이
제2장 머리뼈를 성형한 사람들
김해 예안리 유적의 편두
제3장 우물 속에 빠진 아이
경주의 동궁과 월지 일대 유적에서 발견된 사람뼈
제4장 항아리무덤 속 가족
군산 당북리 유적의 옹관묘
제5장 치아에 기록된 역사
사람뼈 집단의 충치 유병률
제2부 | 내 발밑의 공동묘지
제6장 학교 아래에는 정말 공동묘지가 있었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조선시대 분묘 유적
제7장 사대부의 무덤과 평민의 무덤
조선시대의 회묘와 토광묘
제8장 사라진 아이들
김해 유하리 패총 유적의 아이
제9장 뼈로 복원하는 집단의 평균 키
사람 키를 추정하려면 따져야 할 게 많다
제10장 뼈에 새겨진 자서전
하남시 감일동 유적의 조선시대 양반 부부
제3부 | 뼈에 사무친 아픔의 흔적
제11장 보릿고개의 흔적
치아에 새겨진 영원한 낙인, 에나멜형성부전증
제12장 조선시대의 교통사고
골절의 흔적
제13장 비타민 C가 부족해 죽어간 사람들
유소년 집단의 뼈대로 검토된 괴혈병의 빈도
제14장 지하철역에서 쏟아진 사람뼈
동래읍성 해자 유적의 사람들
제15장 구한말의 에이즈, 매독과 공창
서울 진관동 유적의 매독 사례
제4부 | 진화하는 뼈, 진화하는 연구
제16장 신석기 사람들의 사각턱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의 사람뼈 집단
제17장 화장된 뼈에서 밝혀낸 것들
청주 오송 유적의 고려시대 화장묘
제18장 해부가 끝나고 난 뒤
뼈를 찾는 사람들
제19장 부검 시신을 이용한 연구
사후 CT 촬영과 인공지능
제20장 역사는 융합이다
뼈에 새겨진 기록
후기 | 뼈의 이야기를 마치면서
참고문헌
도판 출처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뼈 이야기
뼈에 남은 안정동위원소 분석에 따르면, 신석기시대 부산과 거제 사이의 섬인 가덕도의 주민들은 탄수화물보다는 물개나 고래 같은 해양 포유동물과 어패류를 더 많이 먹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김해 예안리 지역의 가야 유적에서 출토된 사람들의 머리뼈 중에는 한눈에 봐도 이상하다 싶을 만큼 이마뼈가 납작하게 눌린 머리뼈가 있다. 『삼국지?위서?동이전』에 “아이를 낳으면 머리를 모나게 만들기 위해 곧 돌로 그 머리를 눌러서 납작하게 만들고자 하였기 때문에 지금의 진한 사람이 모두 편두(兒生, 便以石厭其頭, 欲其?. 今辰韓人皆?頭”라고 기록된 그 편두 풍습이다. 동궁과 월지 일대 유적의 3호 우물에서는 통일신라부터 고려 초기에 해당하는 층위를 갖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우물 속의 사슴, 기와와 토기 조각, 포유류?조류?어류의 뼈들, 그리고 4명의 사람뼈 등이 무궁무진한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하며 등장한다.
고고 유적에서 확인되는 대부분의 무덤은 이른바 ‘무연고분’에 해당하며, 2022년 초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연구실로 오는 시신들은 유적 이름 아래에 일련번호를 매겨서 개체마다 고유번호를 붙인다. 그중 저자가 지금껏 연구하면서 만난 수많은 무덤 속의 주인공들 중에 개체의 고유번호가 아닌 생전의 이름으로 불리는 유일한 자료는 고려문화재연구원이 하남 감일 공공주택지구 문화재 발굴지역에서 확인한 회묘의 주인공들이다(2018년 4월. 주인공은 김치만(1697~1753년과 그의 부인 풍산 홍씨였다. 후손들의 동의에 따라 학술연구 자료로 기증되어 현재에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 조선 후기 사대부 부부의 얼굴은 법의인류학적 복원기법을 통해 조만간 복원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처럼 뼈전기학osteobiography이란 분야는 뼈에 남은 흔적으로 개인의 병력은 물론 생애사를 복원하는데, 개인의 개별적인 삶의 역사를 거시적 관점의 역사 과정 혹은 그 일부와 연결시키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삶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닥터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