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 관심이 있고, 자연에 끌린다는 것
저자의 부모님은 지방 소부르주아 출신으로, 어머니는 노르망디, 아버지는 북부 출신이다. 부모님은 저자가 아직 아기였을 때 이혼했다. 보헤미안의 영혼을 소유한 친아버지는 예술가로서의 자유를 되찾았고, 어머니는 공군 장교 마르셀 루이 그로스와 재혼했다. 그때부터 저자는 여느 군인 자녀들처럼 끊임없이 옮겨다녔다.
열다섯 살이 되어 고등학교에 입학할 즈음 의붓아버지는 새로운 근무지, 드라첸브론이라는 북부 알자스 마을로 이동했다. 특출 나게 잘하는 과목 없이 골고루 우수한 성적을 거두던 저자가 제 길을 찾아가는 여정의 출발점 같은 곳이 되었다.
드라첸브론은 약 500명의 주민이 평화롭게 살던 마을이었다. 보주산맥 기슭의 호크발트산 초입에 위치해, 언덕이 많은 푸른 풍경이 독일 국경 너머까지 펼쳐졌다. 자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화학 실험이나 자연과학에 관심이 커져가던 즈음 집 주변에서 실험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용돈으로 삼각 플라스크와 둥근바닥 플라스크, 시험관 몇 개를 구입해 집의 지하실에 소박한 실험실을 꾸렸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확신이 있었다. “과학에 관심이 있고, 자연에 끌린다는 것.” 그는 자연계에서 가장 신비로운 걸작 중 하나를 전문적으로 연구할 예정이었다. 그것은 바로 생명의 허파, 광합성이었다.
스트라스부르에 머물고 싶다는 욕망
저자는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클레베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이 도시에 정착할 결심을 한다. 여기서 성적이 가장 좋은 과목은 수학이었고, 가장 재미있는 과목도 수학이었다. 반면에 준비 과정에서 배우는 화학은 그 분야에 대한 흥미를 크게 떨어뜨렸다. 그럼에도 화학은 여전히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었다. 연구나 산업 분야에서 자연의 내면을 파고드는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 저자의 소망과 달리 선생님들은 야망이 없다며 실망했다. 물리학이나 수학을 할 수 있는데 굳이 화학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물리-화학 선생님조차 말렸지만, 저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