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장 2017년, 고리와 나아리
2장 2017~2018년, 신고리와 서울
3장 2018년, 영광부터 서울까지
4장 2018년, 후쿠시마와 나아리
5장 2019년, 한라에서 임진각까지
6장 2019년, 삼척과 고리부터 월성까지
7장 2019년, 나아리 천막농성 5년
8장 1일 1비움
9장 2020년, 경주 나아리와 울산 북구
10장 2022년, 다시 고리와 나아리
에필로그
추천의 글
작가의 말
(중략
지금까지 현장에서 만난 이들이 계속 탈핵운동을 하는 동안 나는 글을 썼다. 이 한 글자 한 글자는 내 한 걸음 한 걸음과 다름없다. 이 글은 공학도도 행정가도 아닌 일개 작가가 걸으며 보고 느낀 지난 5년의 기록이다. 누군가 내게 왜 걷고 쓰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마음과 몸이 시키는 대로 여기까지 왔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내 작은 힘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핵발전소 주변에 살고 있는 순박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마시고 아프지 않게 살 수 있도록 돕고 싶을 뿐이다. 방사성 물질로 오염되는 땅과 바다와 그 안의 생물들을 생각하면 이젠 그만 좀 발전하자고 애원하고 싶다. 우리가 조금씩 불편하고 느리게 살면서 에너지를 아껴 지구생태를 보존하는 게 멀리 보면 결국 인간 자신을 위함이라고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탈핵(脫核, Nuclear Phase out은 당장 핵발전소를 모두 정지하자는 게 아니다. 안전하게 관리하고 단계적으로 정지시키고 신규 핵발전소를 건설하지 않으며 대안에너지를 개발해 상용하자는 것이다.
(중략
풀벌레 소리가 자잘한 종소리처럼 밤새 울린다. 어쩌면 내 글도 풀벌레의 작은 소리에 불과할지 모른다. 아무리 울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다른 세상의 언어. 몇몇이 비우고 아낀들 핵발전소 전력량에 영향을 미칠 리 만무하다. 그래도 이 가을에 나는 구애도 아닌데 풀벌레처럼 나지막한 소리를 낸다. 안전하게 생명을 지키고 소박하고 평화롭게 살자고.
책 속에서
2016년, 월성핵발전소 인근 마을 주민 40명에게 소변으로 삼중수소 검사를 했는데 100%가 오염됐다고 한다. 불안정한 원자핵이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 또는 그 세기를 방사능이라고 한다. 방사능은 외부피폭보다 호흡기나 음식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내부피폭이 훨씬 위험하다. 방사능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어른보다 세포분열 속도가 빠른 어린이가 더 민감하다.
--- p.14, 「1장 : 2017년, 고리와 나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