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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발칸 반도로의 도피 : 한국어가 없는 곳으로 도망친 여행, 그곳에서 삶에 필요한 단어를 찾다
저자 석지호
출판사 하모니북(harmonybook
출판일 2023-10-25
정가 18,800원
ISBN 979116747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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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폴란드, 지쳤어요
한국어가 없는 곳이 필요했다 010
마음을 빌려줄 여력이 없었다 015

Chapter 2.
불가리아, 고마워요
인생은 세 가지 말로 충분하다 022
소원이 하늘에 닿지 못해 비로 내렸다 028
좋아하는 것을 말하지 못한다 034
여행은 행복의 역치를 많이 낮춘다 039
창가를 괜히 몇 번 쓰다듬었다 044
말은 통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049
도망치기 위해 떠나야만 했다 054

Chapter 3.
마케도니아, 슬퍼요
서로가 노력할 필요가 없는 사이다 062
한 블록마다 동상이 있었다 068
발치의 강가는 주름이 졌다 073
내 취미는 모든 것에 슬퍼하는 일이다 078
기분 좋은 배덕감을 마셨다 084

Chapter 4.
코소보, 예뻐요
지도에서 이상한 나라를 발견했다 092
마지막 말은 진심이었다 097

Chapter 5.
알바니아, 미안해요
열병을 앓았다 104
적당한 온도와 미소로 서로를 대했다 109
양 대가리 구이는 우연이었다 114
하산하며 걱정이 다시 차올랐다 119
벙커 밑에서 전쟁을 상상했다 124

Chapter 6.
그리스, 행복해요
대화에 굶주린 얼굴이었다 132
낡은 것도 늙은 것도 아니었다 138
내 서른은 아무것도 없었다 143
낭만이란 그런 쓸데없이 멋진 것이다 148
신은 있어야만 하는 존재였다 153
그래도 적당하게 행복했다 158
해풍 맞는 어포 마냥 멍하니 있었다 163

Chapter 7.
튀르키예, 사랑해요
바다가 속마음을 다 내보이고 있었다 170
떠나기 싫을 때가 있다 175
온몸을 두들겨 맞고 마침내 행복했다 180
하루에 세 번 마주치면 운명이다 185
그래서 그 날짜를 사랑하기로 했다 190
쓸데없이 많은 한국어를 알고 있었다 195
이제는 돌아가도 될 것 같다 200
모든 것을 포기하는 우리를 위로하는 이야기
저자는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한국어가 들리지 않는 곳으로 도망쳐야만 했다고 고백한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고 있지만, 번듯한 직업도 벌어놓은 돈도 없었기 때문이다. ‘역대급’이 익숙한 세상이다. 취업률, 출산율, 자살률. 모두 ‘역대급’이다. 몇 년 전에 삼포세대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이제는 N포세대란다. N은 무한대로 발산하고 있다. 저자는 독특한 시선으로 ‘역대급’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책에 담았다. 저자는 마케도니아 강 옆에 걸터앉아 발치의 강가는 주름이 졌다며 사람들의 슬픔을 말한다. 알바니아의 산을 내려오며 정상에서 잊었던 고민들이 다시 차오른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며 한발짝 더 나아갈 용기를 나눈다.

결국 세상은 간단하지만 따뜻한 단어들로 이루어지는 것
저자는 버릇처럼 각 나라의 언어로 된 단어들을 배우고 말하려 노력한다. ‘고마움’, ‘미안함’, ‘사랑’이라는 세 가지로 시작하여 말할 수 있는 단어를 하나씩 늘려 간다. 슬픔이나 아름다움처럼 삶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부끄러워서 말할 수 없는 단어들에 대해 배우며, 발칸 반도에서 사유한 감정을 따뜻하게 풀어낸다. 삭막할 줄 알았던 코소보의 수도에서 사람들의 예쁜 마음을 마주하고, 서른이 되어버린 그리스 기찻길 위에서는 그래도 나름 행복하다며 소소하게 웃는다. 저자는 어느덧 너무도 많은 한국어 단어를 알아버린 나머지, 정작 중요한 단어들을 한국어로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고민한다. 그리고 긴 여행의 끝에서 이제는 한국어로 그 단어를 말할 수 있다며 돌아갈 결심을 한다.

책 속에서

오랜만에 경험하는 다인실 도미토리는 재앙이었다. 귀에 거슬리는 작은 절규 소리에 잠이 깼다. 적막한 새벽에 같은 공간에서 누군가가 울고 있다는 것은 다소 비현실적이었다. 괜찮냐고 물어봐야 할지 아니면 조용히 해 달라고 해야 할지 고민했다. 잠에서 깬 것이 조금 화가 나긴 했지만, 나는 늘 타인의 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