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사의 아내(1981」
안: 진실을 알고 싶어? 난 내가 하는 말을 정말로 믿어. 하지만 오늘은 좀 다른 생각을 하게 됐어. 오늘 아침 크리스티앙이 나에게 자기 아내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그러니까 어떤 일이 불가능해지면 갑자기 그걸 욕망하게 되는 법이잖아… 만약 그 사람이 그 말 대신 자기 아내를 떠나서 나와 같이 살겠다는 말을 했다면 거절하기 매우 어려웠겠단 생각이 들었거든… 하지만 그래도 선택을 해야만 한다면 난 누군가에게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삶을 사느니 혼자서 불행히 사는 편을 택하겠어.
실비: 넌 완전히 비현실적인 생각에 갇혀 있는 거야. 너랑 같이 살지도 않는 남자를 어떻게 계속 붙잡아두겠다는 거야? 난 이해가 안 돼. 차라리 그런 남자들은 이해가 가. 내 앞에선 죽도록 사랑한다고 말해놓고, 결국 계속 아내와 살면서 임신까지 시키는 그런 남자들. 난 그런 환멸을 겪고 싶지 않기 때문에 결혼을 하겠다는 거야. 누구든 만날 수 있는 거, 이 남자 저 남자 돌아가며 만나보는 거 물론 좋지. 나도 한때는 그런 삶을 즐겼어. 하지만 그런 모든 일들이 지겨워지는 나이가 있는 거라고. ㅡ본문에서
우체국에서 야간근무를 하는 청년 프랑수아는 연상의 연인 안이 전 애인 크리스티앙과 헤어지는 장면을 목격한다. 안은 크리스티앙과 비로소 헤어졌다고 말하지만, 질투심에 사로잡힌 프랑수아는 얼떨결에 크리스티앙의 뒤를 밟기 시작한다. ‘희극과 격언’ 연작의 첫 작품으로 로메르는 ‘도덕 이야기’의 일인칭 시점을 포기함으로써, 자유롭게 움직이는 시점을 통해 한바탕 뒤섞이는 서사를 만들어낸다. 영화평론가 앤드류 새리스가 “지난 10년간 본 영화중 가장 아름다운 영화”라고 평한 바 있다.
?? 「아름다운 결혼(1982년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사빈: 난 결혼할 거야.
시몽: 뭐?
사빈: 당신도 결혼했잖아. 나라고 못 할 건 없지.
시몽: 누구랑?
사빈: 아직 몰라. 이제 고를 거야. 내 마음에 드는 남자.
시몽: 그래, 행운을 빌게!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