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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당신의 세상은 불안하다 : 일상을 깨뜨린 비극, 이름으로 톺아보기
저자 선이정
출판사 정한책방
출판일 2023-10-20
정가 17,000원
ISBN 979118768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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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당신의 세상은 불안하다

1 70년 묵은 괴물이 저지른 살인_ 아시파 바노
2 시가 되어 묻힌 아들_ 김희윤
3 끝 모르는 악몽_ 아일란 쿠르디
4 어둠 덮인 땅에도 희망은 자란다_ 말랄라 유사프자이
5 전장의 소년병이 집으로 가는 길_ 이스마엘 베아
6 사막의 꽃, 인간으로 우뚝 서다_ 와리스 디리
7 말에 치여 죽더라도 해야 했던 말_ 에밀리 데이비슨
8 우산을 들고 싸웠다_ 조슈아 웡
9 초연하고 예리한 시선으로_ 네이딘 고디머
10 그의 몰락에 책임 없는 자만 돌을 던져라_ 카고 아이
11 도로시를 아껴준 건 나쁜 마녀뿐이었다_ 주디 갈란드
12 신을 찾았지만 하늘은 텅 비어 있었고_ 실비아 플라스
13 ‘밴디드 퀸’의 싸움_ 풀란 데비
14 우리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_ 알렉산드라 레이즈먼
15 평화로 가는 문이 열렸으니_ 김복동

Epilogue 하나의 이름 뒤에서
말해도 말할 수 없던 것들을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읽어도 읽히지 않은 것들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름 하나만 내세워서는 기록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이름을 찾아 헤매다 보면 응당 마주치게 되겠거니, 어떻게든 쓰게 되겠거니 생각했던 이야기들에는 놀랍게도 ‘하나의 이름’이 없었다. 아프가니스탄도, 위구르도, 스레브레니차 집단살해도 그랬다.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이름이 아니라 통계의 거대한 숫자로, 혹은 익명으로만 존재했다. 차마 다 담지 못한 그 이야기들이 아직 이 세상엔 묵직하게, 또 불안하게 고여 있다. 쓰지 못한 이름도 읽히길 바랄 뿐이다.
- 에필로그 중에서

나 이미 내 세계에는 안전하고 무사하지 못한 이름들이 들어와 있다. 시선을 들어올린다. 주변으로, 바깥으로. 이제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내가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얻었던 것들―평화라는 단어를 모르고 평화롭게 자란 어린 시절, ‘자연 보호’나 ‘물 부족’ 같은 말을 학교에서 포스터나 표어 그리기를 할 때만 떠올려도 되었을 만큼 늘 자연 속에서 풍요로웠던 모든 날들, 빛과 어둠을 물리적 단어로만 이해해도 되었던 그 모든 깜빡거리던 시간 같은 것들―을 당연스럽게 받지 못하고 사는 이름들을 생각한다.

여기가 나의 출발점이다. 어떤 이름들을 바라보며 나의 망을 짜 내려가기 시작했다. 촘촘하고 탄력 있는 어떤 것이 되기엔 아직 한참 모자란 나의 망은 얼기설기 해시태그만한 크기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시작은 아시파였다. #JusticeForAsifa라는 해시태그를 보고 어딘가 쿵 맞은 것만 같던 그 순간 이 글은 시작되었다.

이 글에 있는 이름들과 삶의 한 조각씩 닮아 있던, 친구라고 불렀던 이름들을 생각하며 썼다. 세상이 좀 더 친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썼다. 아이들에게 또 한때 아이였던 어른들에게.

가급적 21세기 위주로, 멀리 가도 20세기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15명의 이름을 찾았다. 어떤 이름들의 이야기는 오랜 옛날